오늘도 여지없이 전화가 옵니다.
몇일 전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걸려오는 시어머니의 전화...
김치 좀 가져가라는 거에요~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는 마을 아주머니들을 모아서
또 김치를 담그셨다네요~
어머니표 김치를 너무나 좋아하는 우리 남편 별명은 "김치남"~!
김치를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모른답니다.
시집 온지 어느덧 3년째...아직도 전...
때마다 시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김치를 받아다 먹고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시어머니의 손맛은 따라갈 수가 없더라구요~
시어머니표 김치 하나면 앉은자리에서 밥 세 공기는 뚝딱 하는 남편...
요즘엔 하루가 멀다하고 잔소립니다.
어서 가서 김치를 가져오라는 거죠...
미루고 미루다 여지껏 안가져왔더니...이제는 밥도 안 먹겠답니다.
김치를 가져오라는 단식투쟁이라나요~
나름대로 심각한 남편을 보면서... 제가 꾀를 내봤어요~!
"김치"로는 어머니의 손맛을 절대 따라갈 수가 없어서...
"무생채"로 흉내를 내봤죠.
퇴근한 남편...여전히 기분 별롭니다.
"밥먹어~" 했더니...상을 휙 보는거에요~!
김치를 찾는 거죠...그러다 "무생채"를 발견한 남편...
시골집에 다녀왔어?? 하며 싱글벙글~ 식사를 합니다.
"무생채"를 한번 맛 보더니...이맛이 아닌데...하는 표정이에요~
무슨말이 나올까 싶어서 앞질러 말했죠~ "이제 됐어? 만족해??"
남편은 여전히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한마디 하네요~
"어머니도 이제 늙으셨나보네..."
다음날 남편이 눈치채기 전에 시골집에 가서 김치를 냉큼 가져왔어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남편은 "무생채"가 어머니의 작품인 줄 알고 있답니다.
김호석씨~ 당신 아내는 나야...
이젠 내가 만든 음식에 입맛을 맞춰야 한다구~!!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