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에 대학교 2학년이 됐습니다.
학교에 서성이는 파릇파릇한 06학번 새내기들을 보니까
작년 이맘때가 생각나네요.
그때도 요즘처럼 학생회관 로비에서는
동아리들마다 후배를 들이기 위한 경쟁이 아주 치열했죠.
저는 친구들과 함께 사진 동아리에 원서를 냈었어요.
봉사동아리나, 수화동아리, 방송 동아리등 여러 동아리가 있었지만...
로비 구석진 곳에 펼쳐놓은 여러 사진들이 유독 눈길을 끌더라구요.
그렇게 친구들과 동아리방에 구경을 갔었는데요~
동아리방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저는 숨이 멎어 버리는 줄 알습니다.
햇살이 눈부시게 비추는 창가 한 모퉁이에...
한 남자가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는데요~
세상에...제가 꿈꿔오던,,,딱 제 이상형인거에요~!!
쿵쾅쿵쾅 정신없이 뛰고 있는 제 심장과는 달리...
다리는 그 자리에 굳어버려서...비석이 되어버렸죠...
그렇게 제 대학생활과 동아리활동은 설렘을 가득 안고 시작이 됐습니다.
사실 학교에 가는 목적이 동아리방에서 오빠를 보기 위함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제 마음속에는 온통 오빠...뿐이었으니까요.
한달 정도...혼자서만 가슴앓이를 하다가...친구의 도움으로 고백을 했습니다.
오빠를 좋아한다구요.
하지만 오빤...5월에 입대를 앞두고 있었고,
아직 연애를 하기엔 마음이 복잡하다는 대답으로 제 마음을 거절했어요.
너무 슬프고 또 아팠지만,,,그런 오빠의 심경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죠.
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과연 내가 오빠를 기다릴 수 있을까...??
오빠가 "기다려줘" 라고 답을 준것도 아닌데...
하지만...오빠를 향한 제 마음은 이미 답을 알고 있더라구요.
오빠를 기다려야겠다...
지금도 오빠와 전 연인 사이가 아니에요.
그저 일주일에 두 세 번...편지를 주고받는 친한 오빠와 동생 사이일 뿐이죠.
어제는 오빠한테 소포가 하나 왔습니다.
사탕이 가득 담긴 예쁜 상자 하나...그리고 짧은 글이 적힌 쪽지까지...
"해피 화이트데이~!!" 라고 써있더군요...늦을까봐 일찍 서둘러 보냈나봐요...
이제 일병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는 오빠...
어서 전역해서...제게 왔으면 좋겠네요.
오빠의 마음까지...말이에요...
사탕 고마워요 오빠...부디 건강하게 돌아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