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시장에 가보니 향 긋한 봄나물들이 나왔더군요~
봄이 왔구나 새삼 느꼈습니다.
그 중에 눈길을 끄는 건 바로 “달래”였어요.
작년 10월에 돌아가신 시 어머니는 달래를 그렇게 좋아 하셨었죠.
특히 달래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이는 날이면
밥 두 그릇은 순식간에 뚝딱~! 이었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시어머니와의 추억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네요.
이 달래밖에...시어머니께서 저를 별로 탐탁해 하지 않으셨거든요.
처음 남편을 따라 시댁에 갔을 때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달리 마땅한 일자리도 없이 집안일을 돕고 있는 저를
시어머니께서는 대 놓고 반대를 하셨죠.
그 날 집으로 돌아오는길...남편의 품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아무리 그래도 앞에 세우고 “요즘 세상에 혼자 벌어서 어떻게 산다니...”
“여자도 일을 해야지...” 하시며 한숨을 연거푸 내쉬는 건 너무하다 싶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남편에게만 의지하려는 제가...
밉기도 하셨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제 아들을 낳고 보니까 말이에요.
원래가 숨김이 없고, 그 자리에서 말씀을 다 하셔야 직성이 풀리는 시어머니와
조금은 못 마땅해도 그저 참을 수 밖에 없었던 저는...
결혼 후에도 이런 저런 트러블이 많았습니다.
아버지를 일찍이 여읜 남편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자 했고...
저도 그런 남편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거든요...
남편이 힘들어 보이거나...제가 어머니의 성에 안 찰때면...
어머니는 항상 이렇게 말씀 하셨죠...
“여자도 일을해야지~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남편만 바라봐~”
매일같이...그저 쉽게 쉽게 내 뱉는 시어머니의 말씀에...
저는 상처를 받기 일쑤였고...
그 상처들은 그 날밤...제 눈물이 되어 베개를 흥건히 적시곤 했었죠...
그렇게 고운정 보다는 미운정이 더 많은 고부지간이었어요...
하지만 미운정이 더 우서운 걸까요??
시어머께서 돌아가시고 나니...유독 좋아 하셨던 “달래”만 봐도...
시어머니가 그리워집니다.
생전에 더 잘해드릴껄...후회도 되고 말이죠...
어머니...위에서도 잘 계시죠?? 다음생에도 또 만나요 우리...
그땐 제가 “달래된장찌게” 더 맛있게 해 드릴께요...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