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지에서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저는...
일주일에 한번씩...세탁소에 들릅니다.
몇일 전...어김없이 전...퇴근길에 세탁소를 찾았죠...
친절하진 않았지만...가깝다는 이유로 이용했던...세탁소...
그 날도 세탁소 주인은 절대 친절하지 않았어요.
손님이 오던지 말던지...식사를 하면서
세탁물을 놓고 그냥 가라고 손짓하더군요~
드라이를 하는지, 다림질을 하는지는 묻지도 않고 말이에요~
그런 주인을 보면서...대학시절...단골로 찾았던 세탁집이 떠 올랐습니다.
자취집이 있는 동네 골목 어귀의... 작고 허름한 세탁소였는데요~
문을 열고 들어서면 좁디 좁은 가게 안에는 갖가지 옷들이 천장에 매달려 있어서
아주 을씨년스럽기까지 했습니다.
게다가 주인아저씨의 덥수룩한 수염과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는...
구수한 정이 느껴진다기 보단...제겐 늘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었죠...
그러나 이상하게도 세탁물이 있는 날이면 제 발걸음은
어김없이 그 세탁소로 향했습니다.
큰 길가에... 제법 큰 세탁소가 생겼는데도 말이에요.
그렇게 일년 정도가 흘렀을까...??
특별히 마음을 먹지 않고도 발걸음이 향하는 이유를...그때서야 알게 됐습니다.
아저씨의 미소를 보게 됐거든요~
처음엔 알 수 없었던 아저씨의 한결같이 푸근한 그 미소...
그 미소가 저를 자꾸만 그 세탁소로 이끌었나 봅니다.
한마디 한마디 내 맽는 말씀도 처음엔 “화나셨나?” 싶었는데...
어느덧 익숙해 져서...
정이 가득담긴 아저씨 특유의 관심어린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하루는 세탁소에 들어서서 아저씨를 찾았는데 아저씨가 안 보이는 겁니다.
여러번 불러도 대답이 없구요.
그래서 방 안을 조심스레 들여다보니...아주 곤히 낮잠을 주무시고 계시더군요~
다음에 맡겨야 겠다 싶어 그냥 나오려는데...
제 눈엔 아저씨의 상처투성인 손이 보였습니다.
다리미에 데고, 날카로운 가위에 베이고...그렇게 손가락마다 자리한 상처들...
가슴 한쪽이 아려오고...뭉클해 지는게...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생각나더라구요...
겉모습에 거리를 뒀던 세탁소 아저씨에게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정을 찾았었나 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은
아파트 상가에 있는 크고 깨끗한 세탁소를 이용하지만...
가끔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이 그리울때면...
세탁소 아저씨의 푸근한 미소도 생각 납니다
아저씨...잘 지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