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 아닌 아들이 되어드리겠습니다.

몇일 전, 장인어른과 단 둘이 오붓하게 소주를 마셨습니다. 장인어른과 참 친하구나~ 좋아 보인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아뇨~ 이렇게 장인어른과 가까워지기까지...꼬박 2년이 걸렸습니다. 처음, 아내와 결혼 승낙을 받기위해 처갓집에 갔을 때... 어려워하는 저를 부담 없이 받아주신 분은 장모님이셨습니다. 장인어른 주변에선 냉기가 흐를 정도로 저를 차갑게 대하셨죠. 하나밖에 없는 딸을...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 하는... 장남인 저에게 보내야 했으니...차갑게 대하시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했어요. 게다가 제 아내와 장인어른은 부녀지간 치고는 너무도 다정해 보일정도로 가깝게 지내고 있었고요... 연애시절 장인어른만 챙기는 아내에게서 질투를 할 정도였으니... 상상이 가시죠? 그렇게 결혼을 겨우 승낙 받고, 아내와 결혼해서 2년 정도가 흘렀을까...?? 아내가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할 때...무척 힘들어 했거든요~ 몸무게가 처녀 때보다 두배 이상이 늘었고, 그 살이 쉽게 빠지지 않아서...밖에 나가는 횟수도 점점 줄어갔고...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는 것조차 꺼려하면서 결국 우울증까지 걸렸을 정도였어요. 그런 아내에게 전 혼신의 힘을 다했고, 하루하루 짜증이 반복되는 날이었지만 절대 화내지 않고 아내를 챙겨줬어요. 절대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낸것 같아요... 그런 제 모습에 장인어른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 하셨나봐요. 그때부터 장인어른은 저를 아들처럼 대해주셨습니다. 하루는 회사 앞으로 장인어른께서 찾아 오셨더라구요~ 허겁지겁 뛰어 가보니까 장인어른은 문 틈을 살피며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장인어른~ 연락이라도 하고 오시죠~ 추우실텐데,,,” 했더니 장인어른은 아무 대답 없이 지그시 웃으시면서 무엇인가를 건네시더라구요. 바로 “비타민” 이었습니다. 일 때문에 피곤할텐데 틈틈이 챙겨 먹으라는 한 마디 하시고,,,가버리셨습니다. 마음 한 구석이 짠 한게...눈물이 날 정도더라구요. 장인어른~!제가 장인어른이 보여주신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아내에게 온 마음을 다해 잘 하는 것 뿐이겠죠... 지켜봐주십시오...세상에 둘 도 없는 사위...아니~! 아들이 되겠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