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의 꽃다운 나이에 재수를 하게 되면서 알게 된 사람.
같은 대학의 같은 학번이 되어 계속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림이라고는 색깔 구분 정도가 전부였던
남자는 여자가 속해 있는 그림동아리에 들어
여자의 물통 속 물을 갈아주며 곁에 있으려고 했고
여자는 소심한 A형인 탓에 신입생 환영식에도 못가는 성격임에도
남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연극동아리에 들어
행인 1, 나무 2를 맡곤 했죠.
남자가 군대를 갈 적에 눈물로 훈련장에 보내고는
1달도 되지 않아 그가 없는 학교가 재미없다며 휴학을 하던 여자.
첫 100일 휴가를 나와서 들어가지 않겠다며 버티다
달려온 여자의 손을 잡고 다시 일어서던 남자.
오래전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와 아빠는 8년간의 연애에 이어
23년간의 결혼 생활을 연애처럼 하고 계십니다.
그러던 중 엊그제는 엄마아빠가 좀 심하게 싸우셨어요.
평소 같으면 반나절도 되지 않아 서로 미안하다고 하시는 통에
닭살이라고 구박하는 두 딸의 높은 목소리로 끝나는데 이번엔 아니더라구요.
아빠가 좋아하는 반찬을 해서 식탁에 차려놓기만 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엄마나 묵묵히 설거지까지 해놓으시곤 다른 이부자리에서 주무시는 아빠도 참..
그래서 오늘 저녁엔 엄마아빠한테 예전 물건 좀 꺼내 보여주려구요.
아빠에게 가장 소중한 거, 엄마가 사랑을 가득 새겨논 젊었을 적 일기장
엄마에게 가장 소중한 거, 아빠가 1주일이 멀다하고 군대시절에 보내온 편지 뭉치
이걸 다시 보시면 서로 화해하시겠죠?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건 당신이라는 걸 다시 느끼시겠죠?
그 사랑으로 태어나 여지껏 엄마아빠 자식인게 행복한 저와 동생이 23번째 결혼 기념일을, 31년 째의 사랑을 응원한다구, 차동님이 꼭!!꼭!!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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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곡> 유리상자 "신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