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저는 가족들과 교회를 다녀온후 마이산 탑사 설경을 보기위해집을 나섰습니다.
몇주동안 주말을 혼자 즐겼던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볼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모래재를 넘어 탑사를 구경하고 아이들도 하얀세상 하얀눈을 보면서 무척 신이나 했고 개구장이 아들녀석은 눈위를 뒹글며 좋아했습니다.
식당에서 장작으로 구운 돼지고기를 무척 맛있게 먹고 부산갈매기라고 하시는 주인 아저씨 그리고 아주머니의 친절하고 후덕한 인심까지 받고 다섯시가 조금넘어 전주로 향했습니다.
눈이 많이 내리고 있었지만 큰도로로 나가게 되면 주행에 지장이 없을거라는 생각으로 임실,관촌방향으로 향했습니다.
아 ! 그런데 관촌에 도착하니 차량이 거의 멈춰서 있더군요.
슬치재에서 일어난 사고가 원인이었습니다.
약 3시간 정도를 가다서다를 반복하니 고무탄 냄새가 나더군요. 정말 어찌할 방도가 없었습니다.
무사히 슬치재를 넘고 안도하면서 상관을 지나고 신리에서 아중역 방향으로 진입을 했습니다. 제가 송천동에 사는 관계로 평상시에 다니던 길이어서 별 생각없이 그날도 똑같은 길로 가게 된 것이었죠.
아 !!! 그런데, 그런데 이럴수가 ???? 또 절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눈앞에 많은 차량들이 비상등을 켜고 엉켜있는 상황이 저를 탄식하게 했습니다.
차를 옆에 세우고 모래주머니를 찾아 차앞과 주변길에 모래를 뿌리고
출발, 비틀거리며 위험스럽게 가던 차가 중간쯤에 다시 올라가질 못하고 헛바퀴 돌면서 정차하고 말았습니다.
핸드브레이크를 최대한 올리고, 브레이크 페달을 힘껏 밟고 있었지만 경사지인 까닭에 페달에서 발을떼면 뒤로 밀릴것 같은 생각과 두려움으로 어찌할바를 몰랐습니다.
옆 좌석의 아내가 제빨리 내려서 모래주머니를 찾아 뒷바퀴에 받치고 앞에 모래를 뿌리고 다시 출발을 했해습니다.
" 제발 올라가자 제발 " 저는 제 차에게 거의 울먹이듯 부탁을 했고 비틀거리면서 조금씩 조금씩 전진하였습니다.
그런데 거의 언덕 정상 가까이에서 또 바퀴가 공회전하면서 가지 못하고 있는상황, 딸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아내의 기도소리가 들리고 아들녀석은 긴장해서 숨죽인채 조용하고,.....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언덕 오른쪽밑에 정차해 있는 승합차량이 한대 있었고 차량 운전자가 내려 있었습니다. 저와 같은 상황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제 차량이 가지 못하고 힘들어하고 있는 위기상황인데 그 운전자분이
제 차량뒤로 가더니 제 차를 밀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제차와 저의 가족은 물론 그분도 정말 위험한 상황인데도 위험을 무릎쓰고 제 차를 밀었습니다. 덕택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제 차는 전진을 했고 언덕을 무사히 넘었습니다.
저는 언덕을 넘어 천천히 주행하면서 그분의,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분의 도움을 고맙게 생각하면서도 미안함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그분은 누가 도와주지 ? 언덕에 차를 정차해두고 나도 그분의 차량을 밀어줬어야 했는데-.
어쩔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도움만 받고 도움을 주지 못했던 것이 못내 미안했습니다. 마이산에서 4시간에 걸쳐 아홉시가 넘어서야 집에 도착하게되었습니다. 88년도에 면허를 취득한 뒤로 이렇게 다급하고 가슴졸이고 긴장하고 위급한 상황은 처음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저를 도와주신 그분의 안녕이 걱정되었습니다.
지금쯤 그분도 무사히 집에 가셨을까 ? 그래야 했을텐데
아이들이 말하더군요
"아빠 그 아저씨 정말 착하다 그렇죠 ? 우리 차를 끝까지 밀어 줬어요 "
저는 말했습니다.
" 그래 정말 고마우신 분이야 그런데 아빠도 그 아저씨 차를 밀어 줬어야 했는데 아빠가 미안하구나 "
12월 4일밤에 신리에서 아중리 방향으로 주행하시다가 고생하셨던 많은분들 다들 무탈하셨는지...
그리고 그날 제차를 밀어주시느라 고생하신 그분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저도 도움을 드렸어야 했는데...
무사하셨길 마음으로나마 기원합니다.
" 세상은 지금도 많이 따뜻하답니다. 세상은 아직도 아름답습니다 .
한해가 가고 있어요 따스한 세상,더 나은 우리의 삶을 위해서
주위를 둘러보고 미소를 잃지 말자고 다짐해 봅니다 "
차동이 형님 !
건강하시고 감기 조심하시고 특히 목 조심하십시요 !!
복된 새해를 맡으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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