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로의 여행을 꿈꾸며

바닷가로의 여행을 꿈꾸며... 유난히 가을이 짧다 싶은 올해엔 작은 소망이 있어 그나마 때 이른 추위도 견딜만하다. 나의 일터에서 5번째 맞이하는 요즘, 작년에도 그전해에도 나름대로 따스함을 경험했던 순간들을 되새김질하며 겨우살이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난 순수하고, 따뜻한 우리 가족들의 꿈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여행” 그냥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행복한 여행을 꿈꾸며 오늘도 우린 열심히 땀을 모으고 있다. 내가 일하는 곳은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 이곳은 정신과적인 문제가 있어 약물치료와 함께 재활훈련을 통해 사회로의 복귀를 준비하는 곳이다. 늘상 질병과 싸우면서 하루가 다르게 무기력해지는 사회적 기능을 그대로 바라만 보며 살아오던 이들이 복지제도가 많이 만들어지고, 그로인해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서부터 자력으로 무엇인가를 해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하루도 몇 번씩 마음이 변하고, 기분이 변하는 이들이 지난 8월부터 신바람이 났다. 시설에서 실시하는 보호작업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땀과 맞바꾸는 얼마 되지 않는 작업비로 12월 바닷가로 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작년 이맘때 처음으로 갔던 여수의 바닷가가 이들에겐 매우 인상적이었던겐지 처음의 목표는 여수였고, 지금은 제주도를 꿈꾸고 있다. 사실 여수라도 갈 수 있을 만큼 경비가 모아질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난생 처음으로 순수하게 자신의 힘으로 번 돈을 가지고 여행을 가겠다는 것이 이들에겐 정말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오늘도 지난 10월에 작업한 작업비를 개별 통장으로 입금하면서 통장을 받아들고 기뻐할 이들이 눈에 선하다. 아직 여행을 갈 수 있을 만큼의 여비가 마련되지 않았지만 그 꿈이 있기에 오늘도 우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작업에 열정을 쏟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