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치원에서 가르치는 아이가 한달전부터 병원에 입원해있다.
병명은 말로만듣던 백혈병.. 이제 겨우 일곱살인 아이의
팔에는 아이의 팔뚝보다 굵어보이는 주사바늘이 꽂혀져있었고
하얀 환자복을 입은 아이는 나를 보자 '선생님이다. '라며
환하게 웃어주었다.
나는 아이가 좋아하는 곰돌이 인형을 포장을 해서 아이에게
건넸다. 눈물이 흐르는 것을 애써 참으며 아이에게 말했다.
'민우가 좋아하는 곰돌이 선생님이 사왔어.
우리 봄에 친구들이랑 놀이공원 갔을때 민우가 갖고 싶어했던
곰돌이야. '
나는 포장을 금방 풀줄 알았는데 선물을 품에 꼭 안고 일분여를 가만히 있는것이었다.
아이는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자신의 병을 아는 것일까?
난 마음이 너무 아팠다. 하지만 울음을 참고 아이에게 물었다.
왜 우냐고? 아이는 울먹거리며 대답을 했다.
'선생님 고마워요. 그런데 곰돌이가 여기 있으면 곰돌이도 백혈병이 걸릴꺼에요.'
그래서 포장을 뜯지 못하고 그냥 곰돌이를 안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나는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아이와 곰돌이를 함께 안고는
나는 아이에게 이야기 했다.
'민우야 치료하면 다 나을거야. 치료하는 동안 곰돌이가 민우의 친구가 되어줄꺼야.
함께 있으면 돼.'
아이는 울음을 그치며 포장을 뜯기 시작했다.
곰돌이를 보자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곰돌이의 얼굴에 뽀뽀 세례를 했다.
아이의 병원에서 나와 나는 간병인으로 일하는 친구의 병원에
가보았다.
간다는 말 없이 갔더니 친구는 병원복도에서 쪼그리며 눈을 부치고 있었다.
손에는 물병을 들은채..
난 친구의 옆에 조용히 앉아 내 어깨를 빌려주었다. 친구는 놀란듯
눈을 뜨더니 '어 어쩐일이야?'
'그냥 니 보고싶어서 왔다. 피곤한가보네?'
이번에 돌보는 환자는 치매 할머니이신데 밤에도 잠을 푹 자지 못해서 그렇다며
말하는 친구의 얼굴은 피곤해 지쳐있었지만 환한 웃음과 밝은 미소는
그대로였다..
세상엔 아픈사람들이 참 많은것 같다.
마음이 아픈사람 몸이 아픈사람.
이들모두에게 동일하게 필요한 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보는 날이었다.
투병중인 민우에게도 곰돌이처럼 항상 옆에서 지켜줄수 있는 누군가의 사랑이 필요하고
간병인으로 일하는 내 친구에게도 말없이 찾아가서 어깨를 빌려줄수 있는 사랑이
필요한것 같다..
가끔 삶이 피곤하고 힘겹다고 느껴질 때...건강하다는 것..그 것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지 않을까....생각해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출근하면서 모닝쇼 잘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방송 해주세요..
충남 논산시 내동 동신아파트 10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