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농사

안녕하세요 엊그제 무더운 여름이더니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부는 것이 가을이 오는 것을 실감나게 하네요. 저는 이제까지 아무것도 모른 체 그저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들을 챙기는 일이 전부인 그야말로 가정 주부였죠. 그런데 올 봄에 바로 아래 동생이 "언니, 시골에 노는 땅이 있으니 고추나무를 심어보지 않겠어?" 라고 물어봐서 저는 "그래 한번 해보자. 하며 고추를 재배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길로 고추 고랑을 만들고 그 위에 비늘을 씌워 900그루라는 고추나무를 심었습니다. 그 후에 하루 몇 번씩 고추나무를 관찰했고,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하자 노끈으로 고추나무가 쓰러지지 않게 정성을 다했습니다. 제 그 정성을 하늘이 알아줬던지, 그 후에 고추는 주렁주렁 파랑고추에 시간이 흘러 빨강고추가 되어 저는 땀을 뻘뻘 흘리며 바구니에 빨간고추를 몇 바구니씩 담아 실으면서 '올해 김장은 내 손으로 농사지은 고추로 김치를 맛있게 담궈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고추를 하나 하나 정성들여 펴서 잘 널었습니다. 그런 제 기대처럼 고추는 빠른 속도로 잘 마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제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얼마 전 예기치 못한 소나기에 고추는 비에 흠뻑 젖어 버렸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서 고추를 바로 걷고 수건으로 고추 하나하나 물기를 다 닦은 후 선풍기로 말리고선 다음날이면 하늘을 수시로 바라봅니다. 예전에 제가 이런 일을 해보기 전에는 개인적으로 무척 비를 좋아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고추를 말리면서는 쨍쨍한 햇빛이 더 아름답게 생각된 반면, 제가 그토록 좋아하던 비는 돌연 원망스러웠습니다. 갑지기 저는 비록 올해 처음 지어 본 고추 농사이지만, 우리 농민들은 이런 저와 같은 고충을 매년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전보다 우리 농산물을 비싸다 하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것이라고, 그리고 올 가을 추수철에는 농사 짓는 사람들을 위해서 날씨 좋게 해달라고 하늘께 기도 하겟습니다 p.s 김차동씨 그리고 담당자분들 정말 수고하십니다. 저는 방송 매일 듣는 열열한 팬인데요. 그래도 매일 들으면서 제 글이 한번쯤 방송 되엇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꼭 좀 부탁드립니다. 016 681 2041 전주시 삼천동에서 이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