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중반이란 나이에 어줍짢게 걸린
mbc 방송국이 바로 보이는 곳에 자취를 하는 대학생입니다.
정말 망설이다가 올리게 되네요 두분다 듣게 되면 어쩌지 하는 마음때문에요..
그 두분이 누구길래 조바심에 애태우다 올리냐고요?
저에게는 '어머니'라고 불러야 하는 분이 두 분입니다
열달동안 뱃속에서 저를 길러 산고의 고통을 이기고 제가 있게
해주신 어머니 한분과.. 그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혼 후 아버지의
선택으로 너무너무 민감하던 중학교 3학년때부터 올해로 꼭 10년째
아버지 곁에 계시는 새어머니 이렇게 두분입니다.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대리운전일을 하며 밤낮이 바뀐생활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나가고 계시는데 여름이 막 시작될 무렵
손목이 부러져서 수술을 받고 한동안 일도 못하시고 쉬고 계시다
얼마전부터 새벽잠을 떨치고 다시 일을 시작하셔서 늘 가슴한켠에
학생인 제가 크게 할 수 없는일이 없다는게 늘 마음에 걸린채로 지내고
있습니다. 다른 한분의 어머니는 중학교 3학년때부터 온갖 악심으로 가득찬
사춘기 소년의 독기에 늘 숨어서 우시는 일이 하루에도 너댓번씩 있을정도로
아프게만 사신분 입니다. 20살 대학생이 되고 군대를 가기전까지 한번도
"어머니"하고 불러본적이 없을만큼 저는 그분에게 제가 생각해도 지독하리만치
못되게 굴었습니다. 8년이 지나서야 "어머니"라고 아주 가끔 부를 정도였으니까 제가 생각해도 전 가슴에 가시를 한가득 안고 살았습니다. 아니 아직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군 전역후 학교에 복학한지 한학기만에 바로 코앞인 집을 두고 전 집을 나와 살고 있습니다. 흔하디 흔한 혼자서 조용히 공부한다는 핑계로 말이죠 그런 이유가 전혀 없었던건 아니지만 나와서 지내는것의 반이상의 이유가 되지 않았던게 사실입니다. 두달전 전 또 새어머니 가슴에 대못을 박는 심한 말을 내뱉고 집근처에는 아예 발길을 끊었습니다. 지난 4월 암판정을 받고 수술하신 아버지 곁에서 물한모금 제대로 못마시며 서울의 어느 병원에서 밤낮없이 간호하는 모습을 보고도 '그러려니' 했고 어줍짢은 핑계를 대고 나갔음에도 자취방에 김치 떨어졌을까 걱정되어 김치 통을 건네주시는것도 '그러려니' 하는식의 표정으로 지나쳤습니다. 그런게 아닐때도 많았지만요..그런 저의 표독스러움에 대한 벌인지 몰라도 요즘 병원신세를 지는 가족들이 너무 많습니다. 사실 엊그제도 동생이 서울에서 수술을 했고 아버지 건강도 안좋으시고.. 생모역시 아까전 말씀드린대로 수술을 받았었고.. 업보라는걸 믿어본적이 없는데 요즘은 은연중에 멍하니 있으면 그런게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 되네요 이런 길고 긴 이야기를 두서없이 꺼내본 이유는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저의 생모와 새어머니는 연도만 틀리고 음력과 양력 생일이 모두 같습니다 음력 7월23일.. 바로 내일이죠 몇년전부터 그래도 아르바이트하고 이래저래 모은돈으로 두 어머니께 꽃바구니 종종 보내드리고 작은 선물 하나씩 드렸습니다. 그것도 양쪽을 다 직접 가서 축하할 수 없으니 늘 어느한쪽은 버릇없게 배달을 시켰죠 얼굴도 안비춘채로.. 그게 늘 새어머니쪽이었음은 생모에 대한 사랑이었지만 반면 한쪽 어머니에겐 늘 아픔을 안겨주는 꼴이었죠.. 어쩌면 그런 선물 배달보다 제 몇줄의 쪽지와 제 웃는 얼굴이 더 값진 선물이었을텐데요..그래서 올해는 수십송이 꽃다발과 값나가는 선물보다는 올해 생신에는 두분께 이렇게 축하드리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새어머니께 이렇게 축하드리고 싶고 진짜 죄송하다는 말씀 이렇게 나마 드리고 싶은게 더 솔직한 심정인지 모르겠네요 저의 친어머니는 방송시간이면..대리운전일을 끝내고 들어와 주무실 시간이고.. 또 분명 내일 저와 함께 있을것이고.. 아침 잠 없으신 새어머니는 분명 늘 습관처럼 주방에 있는 라디오를 켜실게 분명하니 우연처럼이라도 들을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있으니까요.. 사실 어제 두달만에 새어머니를 봤는데 한마디도 서로 안하고 그냥 전 와버렸습니다. 두달전 제가 한말에 너무 많은 상처를 받으셨나 봅니다. 수십번 준비하고간 죄송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아 그냥 도망치듯 오고서 이렇게 하는게 제 맘이 편하고 어느한쪽 어머니가 아닌 두 어머니에게 기억에 남는 생신이 될 것 같아 망설임을 확신으로 바꿔 글을 올려봅니다. 10년동안 단한번도 단둘이서 그 흔한 영화는 고사하고 외출도 한번 안했던 새어머니께 죄송하다고, 축하드린다고 대신 전해 주세요 가을엔...값비싼 공연과 외식은 아니더라도 영화한편 10년만에 !!아들!!이 보고 싶어 한다구요.. (그리고 제 이 장황한 글이 전파를 타게 된다면..) 저의 친어머니도 생신 엄청 많이 축하드려요 제가 이런 사연 올렸다고 화내지 마시고 과거보단 지금 이렇게 두 어머니를 두고 효도해야할일이 더 많아진 아들의 심정도 이해해주세요 엄마! (성함은 새어머니 정영숙 친어머니 오민씨의 생일을 축하하는 아들은 상민이가 드렸구요..) 나중에 원하는대로 꼭 라디오 dj 되서 진실 묻어나는 입담 늘어놓을수 있는 상민이 되겠다고 약속할게요! 어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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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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