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같은딸, 딸같은엄마

오후부터 몸이 조금 이상하더니 급기야 퇴근하여 집에 돌아는데 온몸의 마디마디가 쑤셔오면서 열이 나기 시작했다. 간신히 집에 도착하여 현관문을 열자 "엄마 이제와?"햐면서 보기도 아까운 딸이 나를 반긴다. "엄마 어디 아파? 엄마 눈이 토끼눈처럼 빨개"한다. 나는 애써 괜찮다고 말은 했지만 사실은 울고 싶을 정도로 많이 아팠다. 간신히 저녘을 챙겨주고 그냥 침대로 가서 누워버렸다. 깜박 잠이 들었을까.. 무언가 차가움에 눈을 떴다. 어느새 내 이마엔 얼음을 동반한 수건한장이 놓여 있었고 침대옆엔 딸아이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엄마! 아프지마!! 내가 열내리게 해줄께..햐면서 고사리같은 손으로 내손을 꼭 잡았다.. 몇번을 계속 반복해서 딸아이는 내 이마에 수건을 갈아댔다. 하늘도 감동한 것일까.. 열이 조금 내리는 것 같았다. 그제서야 안심이 됐는지 내 옆에 딸아이는 누워서 내게 속삭였다. 엄마 아프지말고 잘자! 그리고 자다가 많이 아프면 나 깨워!! 하더니 금새 새근새근 숨소리가 들렸다.. 나는 쇠한 내뼈의 마디에서 들려오는 통곡소리를 들었다.. 사랑한다 딸아... 그리고 미안하다.. 넌 아마도 외로운 내인생에 가장 큰 축복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