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의미
♪너의 그 한마디 말도 그 웃음도 나에겐 커다란 의미
너의 그 작은 눈빛도 쓸쓸한 뒷모습도 나에겐 힘겨운 약속
너의 모든 것은 내게로 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되네
슬픔은 간이역의 코스모스로 피고 스쳐불어온 넌 향긋한 바람..♪
어느 드라마에 나온 노래 가사이다
드라마가 재밌어서 보기도 하지만 그 드라마에 나오는
김창완 아저씨 노래가 좋아서 자주 보곤 하는데
어제 그 노래를 따라 부르는 날 보신 엄마가
"너 이 노래 어떻게 알았어?"라고 물으셨다.
드라마에 나온 노래라고 하니까 엄마의 보물인
TV 옆에 빼곡히 꽂혀 있던 LP판 사이에서 김창완 아저씨의
보라색 LP판을 꺼내 턴테이블에 넣으셨다.
옛날 생각이 나시는 듯 흥얼흥얼거리면서
LP판을 뒤적거리는 엄마를 보니까
'엄마도 처녀 시절엔 꿈이 있었겠지?
자식 뒷바라지만 하리라곤 상상도 못하셨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숍에서 알바를 하시면서 모았다는 LP판이 새롭게 느껴졌다.
이사할 때마다 짐만 되고 자리만 차지하는 것 같아
내심 다른 사람한테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꺼내서 정성스럽게 먼지를 닦아내시는 엄마를 보고
그런 생각을 한 내가 부끄러웠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엄마의 보물을 뒤적여가며
하나씩 들어봐야겠다.
엄마가 옛날에 간단히 메모해 놓은 걸 보는 재미도 쏠쏠하거니와
요즘 엄마와 자주 다투곤하는데 처녀적 엄마를 떠올려 보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또 작은 노래가 밤중에 엄마를 타임 머신을 태우고
남편,자식한테 얽매이지 않던 인생의 피크였던 시절로
데려다 준 것 같아 고맙다
작은 노래가 좋은 이유는 가장 행복했던 때를
기억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중3 딸이 쓴 글입니다
서태지를 좋아해서 이런 음악과 엄마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리라 했는데
이런 글을 썼더군요
감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