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전 7시가 되어 ‘김차동의 FM모닝쇼’가 시작되면 우리 가족의 즐거운 식사가 시작됩니다. 다소 이른 시각이지만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방송과 함께 하루를 열기에 항상 싱그럽고 희망차 있지요. 우리 가족 모두가 ‘김차동의 FM모닝쇼’를 듣지만 남편과 아이들은 학교 때문에 전체를 다 듣지 못해 늘 아쉬워하는 반면 저는 ‘김차동의 FM모닝쇼’ 시작과 끝을 같이하기에 늘 ‘왕 애청자’라고 자랑하곤 합니다.
그런데 ‘왕 애청자’라고 하면서 한번도 제가 사연을 올리지 못한 것은 못난 글솜씨 때문이었지요. 최근에는 ‘살며 사랑하며’를 특히 더 관심있게 들으면서 갖가지 사연들을 접할 때마다 ‘나도 글을 올려볼까?’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마침 꼭 전하고 싶은 사연이 있어 못쓰는 글이지만 용기 내서 올려봅니다. 이쁘게 편집해서 꼬옥 방송되기를 기대하면서 ‘더욱 멋진 ’왕 애청자‘ 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약속 드리겠습니다.
1학기를 마치며 학부모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선생님이 계셔서 이렇게 사연을 올려봅니다.
그 주인공은 전주교대전주부설초등학교 5학년 3반 담임이신 박성임 선생님이셔요.
선생님께서는 올해 처음 우리 학교에 오신 선생님이신데, 3월초 아이의 말만 듣고 판단한 선생님은 욕심도 많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며 잔소리를 일삼는 그런 분이셨고, 특히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친구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학생들에게는 과감한 체벌도 서슴치 않은 그런 분이셨어요.
한 마디로 좋은 인상의 선생님은 아니셨지요.
그런데 학기 초 학부형 총회가 있던 날, 작고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또랑또랑하고 확고하게 선생님께서 이 학교에 지원하게 된 동기부터,
일 년동안 아이들을 지도할 계획, 교육방침, 교육의지, 학부모가 지켜주었으면 하는 부탁까지, 똑부러지게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 동안의 오해는 한 순간에 날려 버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었지요. 그리고 선생님의 그동안 교육 방법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되었구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선생님께서 하신 약속들을 과연 지키실까?’하는 의심 아닌 의심을 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제 믿음에 확신을 보여주시기라도 하듯 선생님께서는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도 열심히 해주셨어요.
편지를 보내는 오늘까지 매일 매일 아이들의 일기에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덧글을 써주시면서 아이들과 가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아이들과의 거리를 좁혀가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전개하셨지요. (선생님의 덧글을 읽기 위해 늦은 밤 남몰래 아이 방에 잠입한 적도 많답니다.) 지난 3월 31일에는 한 달 동안 아이들의 일기를 읽어보고 아이들의 생활에 대해 생각해본 뒤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라는 엄마 숙제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아이들의 학교 생활이 궁금하던 차에 참 잘 되었다 싶어 일기를 읽어보니 아이들 학교 생활 모습도 알 수 있었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어서 좋았지요. 아이가 오랜만에 사랑 가득 담은 편지를 아이에게 전해주었는데 어찌나 좋아하던지. 지금도 아이 3월 31일 일기장에는 제가 보낸 편지가 곱게 붙어 있답니다. 소풍 가서 김밥 먹고 난 뒤 정성 담은 도시락 편지를 받았을 때의 그 기쁨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아요.
다른 반보다는 유난히 많은 귀여운 악동들 때문에 사고가 끊이질 않아 하루하루 보내기가 힘드실텐데도 불구하고 한결 같은 정열로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 주신 우리 고마운 선생님.
숱한 오해로 어렵고 힘들어 지치실만도 하신데 씩씩하게 아이들을 지도해 나가시는 모습 보면서 참으로 ‘천직이구나.’ 생각하곤 했지요. 학원 다니느라 너무 피곤한 아이들 보기 딱하다며 과감하게 학원을 정리하라고 권유하시길래 선생님이 사실 조금은 현실적인 감각이 떨어지는 건 아닌가 생각하다가 그 말씀 따라 정리했는데 오히려 기말고사에서 우리 반 아니 모두가 좋은 성적 거두었다니 참으로 지혜롭지 뭡니까?
그 뿐 아니라 다른 학교에 비해 유난히 해야 할 일이 많은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낮은 아이를 남겨놓으시고 개인지도를 한 덕택에그 아이가 공부하는 기쁨을 느끼고 열심히 한다는 말을 그 아이의 엄마로부터 들었을 때 마치 제 일인 것처럼 흐뭇했습니다.
그동안 너무도 힘들고 지치셨을 선생님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시라고 이렇게 방송을 통해 선생님을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박성임 선생님처럼 이렇게 순수한 열정으로 교육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야 우리 나라 교육이 발전하고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우리 아이도 많이 변했습니다.
매일 저녁이면 다음 날 할 일에 대한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작은 파일 안에는 그날 해야 할 일을 다 했는지 점검하는 반성표와 가정 통신문등을 넣어 가지고 다니며, 무엇보다 메모하는 좋은 습관이 길러졌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부지런해졌는지.
사실 작년까지만해도 숙제도 도와주고, 나름대로 뒷바라지 한다고 살펴 보던 저의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것도 박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알게 되었지요. 이제는 숙제도 준비물도 스스로 갖추어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홀로서기가 된 것 같아 무척이나 흐뭇합니다.
한 학기였지만 많이 성숙해지고 많이 달라진 아이를 보고 있으니 기쁜 맘에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해까지 교장선생님으로 계셨다가 정년퇴임하신 청렴하시고 인자로우시고 훌륭하신 박영산 선생님처럼 우리 선생님도 훗날 모든 아이들에게 존경받고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실거라 믿습니다.
방송을 통해 방학동안 건강히 행복하게 잘 지내시고, 2학기에도 저희반 아이들 잘 부탁드리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 언젠가 이야기 나눈 적이 있는데 선생님 가족도 ‘김차동의 FM모닝쇼’ 열렬한 팬이라네요. 그리고 내일 방송이 안되더라도.다음에라도 꼬옥 방송해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