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쑥내가 날때면...

짙은 쑥내가 , 여인네 분내보다 오히려 감미로운 냉이내가, 이미 가슴속 깊이 파고드느 지금, 소녀의 머금은 젖몽오리를 닮더니 어느새 숙녀의 환한 미소로 피어버린 만가지 꽃들이 어느새 가슴속 깊이 맻혀있는 지금, 당신은, 평생을 따뜻한 말한번 채 건네보지 못한 늙은 아내와 아직도 못여운 늙은 아들과 미처 다 갈지못한 손바닥만한 텃밭을 고스란히 남긴채 다시는 못 올 길을 채비합니다. 나는 이제 짙은 쑥내가, 향긋한 냉이내가 날때마다 흐드러지는 봄꽃을 볼때마다 서두르듯 떠나려했던 당신, 내 아버지를 그리워 할 것 같습니다. ************* 폐암으로 투병중이신,아니 이제 그 투병마저도 거의 마치신,그래서 이제는 떠나려 하시는 아버지를 더 이상 잡을 방법이 없는 한없이 보잘것 없고 못난 아들의 넋두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