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올해 22살, 꽃에 비유한다면 이제 막 세상을 향해, 태양을 향해 꽃과 잎을 한껏 펼친 여학생이예요. 제가 이렇게 사연을 올린 이유는 오늘 제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저희 아버지의 생신이기 때문입니다. 전주에서 학교다닌다는 핑계로 아버지 생신 때 시골 집에서 같이 있어본지가 참 오래됐네요. 시골집에 있었을 땐 나름대로 축하파티도 꼭 해드렸었는데....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교를 휴학하고 공무원 준비만 하는 예비 공무원생입니다. 꿈이 경찰이여서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지에 공부를 한다고 하긴 했는데 어린나이에 시작해서일까요. 합격자 명단에 어김없이 제가 없더군요. 올해가 횟수로 3년째, 7급 시험도 아니고,이명고시도 아니고 부모님 보기에 어찌나 죄송하던지...처음 공부할 땐 그렇지 않았는데 시간은 흐르고 자꾸 떨어지니까 대학 못 간게, 제대로 한 번 못 놀아본게, 대학에 대한 미련에 너무 속상하고 서럽고.. 저 잘 되라고 제가 하겠다고 결정한 일인데도 괜히 부모님 원망도 해보고... 그렇게 운 세월이 벌써 이렇게 흘렀네요. 이제 제 친구들도 하나 둘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고 도서관에서 마주치는데... 아직도 공부하냐는 친구들의 말에 고개가 떨구어지더라구요. 그래도 이제야 철이 드는지 잡념 없이 공부에 매진하는 중입니다. 그런데요, 전 제 인생만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너무 이기적이였나봅니다. 마지막 휴학서를 냈다는 전화에 부모님께서 그렇게
가슴이 메이실 줄은.... 전혀 생각 못했거든요. 그 때 알았어요. 나보다도 우리 부모님이 더 마음 아파하실 거라는 걸...왜 제가 좀 더 철이 들지 못하고, 부모님의 기대와 믿음과 걱정을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시간들을 울면서 아파하면서 보냈는지... 오늘 전주에 볼일이 있으셔서 잠깐 들리신 아버지.시험 떨어졌다고 단 한 번도 나무라신 적 없고 밤 늦게 전화 주셔서 '은희야, 힘들지? 아빠는 은희를 사랑한다,우리 딸딸이' 하시며 힘내라고 웃어주시는 우리 아버지...저를 끝까지 믿고 계시는 저희 아버지께 부끄러운 딸이 되지 않으려고 앞으로는 제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어요. 아버지, 당신처럼...
아버지 생신 진심으로 축하드리구요, 이번 시험엔 꼭 합격해서 저도 취직한 번 해볼랍니다. 진안군 백운면 백암리 원촌 일명 양빵구 ' 양 남 용' 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항상 감사합니다. 저도 아빠처럼 성실히 착하게 꿋꿋히 살아갈께요. 건강 조심하시구요, 시험 끝나면 시골 내려갈께요
전북 진안군 백운면 백암리 원촌 663-15번지
019-286-3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