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란...이름...

아버지는 명예퇴직후 집에서 라디오만 들으셨어요.. 조금은 아버지의 힘없는 모습에 화가 나기도 했구요... 그러던 어느날..언제나 처럼 라디오를 들으시던 아버지가 조그맣게 흐느끼기 시작했어요.. 아버지의 흐느낌은 점점 커져갔고..우리는 ...그 곁으로 갔는데... 아버지 앞에는..라디오에서 떨어져나온..부속하나가 있었지요.. 틀림없이 라디오의 어딘가에 붙어있었을 그 조그만 부속은 본체인 라디오에서 떨어져 나왔지만..라디오는 멀쩡하게 소리가 잘 나고 있었어요.. 아버지는...자신의 모습과 같다고 생각하셨는지... "넌 나와 같구나...넌 나와 같구나.." 하시며 한참을 우셨어요.. 세상에서 하나뿐인 아버지 이지만... 그분의 하나뿐인 딸로써..불효를 많이 했어요.. 학생시절엔..말썽이란..말썽에..방황이란..방황은 다해보았고.. 남들 가정엔 있을수 없는 불화도..거의 제가 만들었지요.. 때론..일부러 아버지와 싸울거리를 만들기도 했어요.. 그렇게 상처를 드렸습니다..아주큰 상처를 ... 철없던..18살에는..세상에서 아버지가 제일 싫다고..큰소리로 외칠수 있는 자신감 뿐이었는데... 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고..직장생활을 하면서..문득 교복입은 여학생들을..보면...철없던 그 때가 생각나서..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은 마음 뿐이랍니다.. 그렇게...철이 드는 시간동안..아버지의 주름은...깊이 패이셨고..아버지의 머리는..흰머리가 수북하시고..아버지의..어깨는...좁아지셨습니다.. 그 주름을..그 흰머리를..그 어깨를..세월이 만들었다 웃으며 말씀하시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제가 만들어드린것을.. 어느새..저는..한때 세상에서 제일 싫다고 말했던..그분을 닮아있더군요.. 그분의..생각..그분의 행동... 그런 모습을 발견할때면...제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그분이었단걸 깨닫습니다.. 항상 따뜻하고..온화한 빛으로 올바른 길을 갈수 있게 밝혀주던 나의 등대가..아버지였음을..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야 알게 됐습니다.. 이제는..제 어깨에 기대셔서 가끔이라도 쉬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라 불리는..그분을... **추신.. 아버지가 개그 콘서트를 즐겨보시며..자주 웃으세요.. 그럴때..저는 간만에 아버지의 호탕한 웃음소리를 듣는데... 직접 모시고 가고 싶어요..개콘 티켓..선물로 주시면..안될까요?? 제연락처입니다. 017-659-7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