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님에 생신상

봄바람이 차갑습니다.

삶도 차가워지는듯 해서 마음이 휑한데

그마저도 달갑지 않아

내년이면 칠순을 맞이하는 시아버님 생신상을

말하려 함니다

내 이야기는 아니고

아랫집 이야기 입니다

내년이면 칠순인 시아버님

큰며느리지만 별 권한(?)이 없고보니

무서운 나이많은 아랫시누에

철없는 동서와 일을 치루려니

속이 갈래 갈래 찢기곤 함니다

시아버님 생신상을 큰며느리가 차리는 것인데

도대체가

시집간 시누이가

반찬은 뭘로 할꺼냐

고기를 뭘로 할꺼냐

국은 뭘로 할꺼냐

도대체가 어찌 해볼수 없는 간섭을 받고서

머리가 아파오지만 그것도 팔자려니 하면서

시장을 보러 가는 언니

언니에 뒷모습이 쓸쓸해 보임니다

그래도

내 아이들에 할아버지이고

하늘같은 남편에 아버님 이신지라

싫단말 한마디 못하고

이마에는 내천자를 그의며

바리 바리 시장을 봐서

상을 차리는 언니

가게 문을 닫아야 하나

누구한테 부탁을 해야 하나

장사하는것은 큰며느리 사정이니

시누들이나 시어머니가 돌봐줄리가 없습니다

삶이란 무엇일까요

아무리

시댁에 기대를 많이 하면 할수록

내가 상처받는다지만

때론 그것이 버겁지 않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듬니다

언니는

주말인 오늘도

시댁 뒤치닥거리에

허리가 휩니다

이런 며느리를 얻는 시부모님을 복이겠지만

그런집에 며느리인 아랫집 언니는 불행할텐데

그것도 팔짜려니 하고 사니

아니 그것도 자신에 즐거움이려니 하고 사니

이것도

삶에 한 형태겠지요

삶이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