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눈꽃

이른 아침에 부지런한 눈을뜨니 창밖 세상이 궁금해졌습니다 창밖세상은 밤새 바람소리가 요란했으므로 베란다 창문을 여니 게으른 눈꽃이 게으른 벗꽃위에 앉아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더군요 마치 자기 자리인듯 그래도 그 눈꽃이 너무나 이뻐서 식탁에 앉아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봄이 오기 참말로 싫은 모양이네 이것 뭣이다여 벗꽃 방울위에 눈꽃이라니 올해는 아마도 벗곷을 늦게 구경하게 될 모양입니다 마이산 부부봉에 눈으로 덮혀있으니 마이산도 춥다고 아우성이지만 이미 늦게 와야 겠다고 마음먹어버린 벗 나무가 밉기만 함니다 봄이 오는줄 알고 오늘 마이산에 오신분들은 게으른 눈꽃을 보고 감탄을 할까요 저처럼 벗꽃을 미워할까요 마이산 부부봉이 참말로 을씨년 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