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그냥 평범한 두 아이를 둔 결혼 5년차 주부랍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남편이 애를 둘씩이나 낳고도 아직도 애 볼 줄 모른다고 매일 구박이어서 어디 한풀이 할 데도 없고 해서 이렇게 글을 몇 자 적어봅니다
남편은 충청도 사람(충남 보령) 전 경상도(경북 군위) 남편의 이종사촌누님 소개로
알게 되어 7개월이라는 짧은 연애기간을 통해 결혼을 했습니다.
참고로 저를 좋아하는 남자가 참 많았는데 어찌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됐는지
아직도 미스터리입니다^^
남편은 아이들을 무척 좋아 합니다 결혼 전에 남편이 예쁜 딸 하나 나아주면 엎고 다닌다고
매일 입에 달구 다녔거든요 근데 결혼 후 2달이 되어도 아이가 들어서지 않자
신랑이 말하길
“ 내가 태몽까지 꿨는데 왜 임신이 안 되는 거야 이건 말이 안 돼” 하면서
병원에 가보자고 닦달을 해서 병원에 가보기 까지 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는거에요
그런 후 한 달 뒤에 임신을 했습니다(남편의 태몽이 진짜였나 봐요).
남편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자기 아는 사람한테 전부 전화를 하는 거에요
전 그 축하 전화 받느라 고생 좀 했지요^^
그때부터 남편은 우리아기 예명은 아주 예쁘게 지어야 예쁜 딸을 낳을 수 있다며
예명을 짓기 시작합니다. 해서 지어진 우리아이의 예명 “가을”이 좀 우습죠…….
남편은 퇴근하면 저를 반기는 것이 아니고 뱃속에 있는 가을이 한테 먼저 인사를 합니다.
또 아직 나오지도 않은 배를 어루만지면 매일 얘기 합니다
어찌난 간지러운 말들을 많이 하는지 그때 징그러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전 태교를 열심히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임신 8개월쯤 되었나?
어느 날 남편이 심각한 얼굴을 하며 저한테
“ 어젯밤 꿈자리에 우리아이를 봤는데 글쎄 이 넘이 고추를 달고 있다나! 어째다나”
하면서 심각하게 말하길레
전 내심 기뻐서
“그럼 잘됐네. 장남한테 시집와서 첫 아들나면 내가 시아버님께
사랑 받잖아”
다음날 남편은 병원에 가보자구 난리입니다
매월 병원에 같이 가지만 딸이라 굳게 믿고 성별은 물어보질 않았는데
오늘을 가서 성별 확인을 해야겠답니다.
해서 병원에 가 의사 선생님께 남편이 물었죠?
“ 선생님 저희 애기 출산 준비물에 치마는 필수지요?”
하니 의사 선생님께서는
“ 바지를 몇 벌 더 사셔야 갰네요.”
전 속으로 얼마나 좋던지 말로 다 표현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얼굴을 보니 전 표정 관리를 더 잘해야 겠더라구요
그 후로 남편은 별 말이 없습니다.
아이가 태어날 때 까지
아이가 태어나던 날 뜬 눈으로 밤을 꼬박세우고도
잠이란 잠은 다자면서 기다렸다고 말을 합니다.
그래도 자기 자식이 태어나니 좋긴 좋은가 봅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신랑의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걸 보면.........
한 달간 친정에 가서 산후 조리를 하는 동안 남편은 시아버님께
아들 이름은 자기가 짓겠노라고 말하고는 3일 밤낮을 애써 가면 이(李) 학(學)준(俊)이라는 이름을 지어가지고 처가에 와서 자랑을 합니다.
이 이름을 여는 작명 사이트에 적어 놓고 물어봐도 이만큼 잘 지은 이름이 없다나…….
산후 조리를 마치고 집으로 아이를 데로고 와서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 됐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바와 같이 사실 전 애를 잘 볼 줄 모릅니다.
심지어 아기를 어떻게 안아줘야 되는지 조차 모르니까요
이런 나를 그저 한심하다며 매일 구박하면서
남편이 육아를 책임 짐 지다
애기 목욕시키기, 똥 귀저기 빨아대는 것 하며 애기 우유 먹이는 것, 애기 재우는 것 등등
참 여러모로 많이 도와줘서 제가 참 편했답니다.
아빠의 정성으로 우리 쭌이 무럭무럭 자라 30개월 쯤 되었을 때
전 남편에게 말합니다.
“우리 애 하나 더 나아야 되지 않을까”
하지만 남편을 하나만 잘 키우자 하며 둘째를 날 생각을 안 합니다
저는 둘째는 무조건 딸 나줄테니 낳자고 졸랐지요.
남편에게 행동으로 보여주겠노라고 식이요법도 하고요
그렇게 매일 졸라댔더니 남편이 저의 정성에 감동을 했는지
“그럼 다시 한번 속아 보자 대신 또 아들나면 손 하나 까딱 안한다.
큰놈이 32개월 되었을 때 쯤 둘째를 임신했습니다.
남편은 그 말을 듣고는 첫애 때는 예명이(가을이) 약해서 아들 낳으니
둘째는 예명을 아주 강력한 걸로 해야 한다면서 “예삐”라고 지었습니다.
하하하 첫 애때 보다 더 웃기지요
둘째는 태교하면서 큰애와는 좀 다르기에 남편에게 시간 날 때마다
걱정 말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남편도 첫째 넘 하고는 배의 형태가 다르다나. 노는 게 다르다나. 하면서
이번엔 확실히 딸이구나. 매일 좋아 합니다
때는 이때다 싶어 전 먹고 싶은거 있으면 말만 합니다
그럼 남편이 알아서 다 해주던 사다 주던 했으니까요(흐흐 얼마나 좋던지)
산달이 다되어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는데 의사 선생님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난데없이 형옷 물려 입어야 되겠네 하시면서 남편을 보며 미소를 지으시네요.
그때 남편의 얼굴 잊을 수 없습니다
꼭 인생 다 산 사람처럼..............
남편은 병원에서 나와 집에 와서도 말 한마디가 없습니다.
다음날 아침
“지난번에 내가 말했지 둘째 아들 나면 손 하나 까딱 안한다고, 나한테 너무 기대하지 마라 그래도 내 자식이니 이름은 내가 지어줄게”
둘째아이가 태어나고 산후조리는 시어머니와 친정엄마가 번갈아가며 저희 집에 오셔서 해 주셨습니다.
친정엄마가 가시기전 남편은 쪽지를 건네며
“둘째 놈 이름 입니다 장인어른 보여 주세요”
엄마도 우리의 사정을 다 알고 있었기에
“애한테 잘해주게” 한마디 하시고 집에 내려 가셨습니다.
한 달 후 둘째의 육아가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지요
남편은 약속을 아주 잘 이행이라도 하듯이 손 하나 까딱 안 합니다
어떤 때는 너무 서러워 울기 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한테 큰 소리 친 것도 있고 임신 중 너무 부려먹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아무튼 아무 말 못하고 어설픈 솜씨로 둘째를 열심히 키웠죠.
둘째는 거저 키운다고들 그랬나요? 다행히 큰 녀석이 성격이 좋아 엄마를 많이 도와주어서
지금 만 8개월째인데 아픈데 없이 잘 크고 있습니다.
근데 몇 일전 이 녀석이 코감기, 열 감기에 걸리면서 저를 힘들게 합니다.
저녁에 잠도 안자고 보채기만
남편은 본체만체
새벽녘까지 잠을 안자는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유찬아 너 엄마 힘들게 할 거야” 하며 계속 안고 얼레고 하는데
난데없이 남편이 자다 말고 일어나서는
“아직도 아기를 그렇게 밖에 못 안아 주냐”
구박하며 둘째를 받아 들더니 토닥입니다.
그렇게 하기를 30분가량 아이의 숨소리가 새근새근 잠자는 소리입니다
참 신기해요 전 몇 시간을 해도 안 되는데
전 너무 피곤해 깜박 잠이 들었습니다.
인기척에 깨어보니 남편은 아직까지 둘째를 안고 있습니다.
하면서 말을하더라구요(남편을 큰애 때도 안고 말하는걸 아주 좋아 했답니다)
“유찬아 아빠는 우리 유찬이를 싫어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아빠가 형아 때는 엄마에게 너무 잘 해주었더니 엄마가 애기 키우는 걸 잘 몰라요
그래서 엄마도 좀 배워 보라고 그런 거야 아빠가 우리 유찬이 너무 사랑하는 건
유찬이가 형만큼 크면 알거야”
전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남편에게 속으로 말을 걸어 봅니다.
“여보 우리 셋째 날까 이번엔 꼭 딸 낳아서 혼자 아주 잘 키울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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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차동씨
매일 듣기만하다 처음으로 글을 올려 봅니다
좀 쑥스럽네요^^
환절기에 감기 조심 하시고요
앞으로도 좋은 방송 부탁 드립니다
충남 보령시 죽정동 한전아파트 109동203호 쭌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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