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남자들이 무슨, 무슨 기념일을 잘 잊어버린다고하죠..
저 또한 제 생일을 기억하기 이해 책상카렌다에 적어놓고, 마나님한테
품삸 값 좀 두둑히 받을 생각을 하며, 기다렸답니다.
기억하기도 생각하기도 쉬운 음력 1월 11일.. 그치만 전 내일인 줄도 모르고
회사을 퇴근하고, 내일 유치원 졸업 & 초등학교로 입학하는 아들 "박순영"
녀석을 위해 방을 꾸며주고 있어서 서둘러 옷 갈아입고 입었답니다.
아들방에서 열씸히 닦고, 붙치고, 칠하는와중에, 올 3학년으로 올라가는 딸이
제 뒷모습을 보면서 자꾸 기웃거리는 겁니다...그러면서 자꾸 등뒤에 와서
안마해주고,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노래 부르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 딴에는 어수한 것도 있고, 침대사다리 페인트 칠한 것도 있고해서
귀찮은 생각에 "아빠 일하는 데 건들면 안돼~"하는 잔소리만 했죠..
짜증과 화난 목소리에 쭈삣하면서도 "아빠 꼬옥 자기전에 정수기 위에 봐야돼"
하면서 볼에 뽀뽀하고 들어가든요~ 뭘까 하면서도 아들 방 꾸미기에 여념이
없던 저로서 이제 일을 마치고 칼칼한 목을 젖시면서 정수기 위에 있는 편지를
발견했답니다....내용은
"아버지에게"
아버지 안녕하세요 ^__^! ---> 이모디콘 표시까지 되었음.
아버지 저 민경이에요. 2월 18일에 아버지가 화 많이 네어서, 저 두럽고
속상했어요..(간밤에 세째 아들 종호가 아퍼서 한숨을 못잖거든요...)
-> <-
!!! !!! (우는 사람 이모디콘) 아버지 저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져
아버지 2월 19일 아버지 생일이죠 아버지는 무엇을 좋아하는 지 생각
하는데 잘 안되네요(공부) 아버지 어쨌든 2월 19일에 기대하세요 (사랑표)
그리고 오래오래 살고요 안녕히 계세요~
민경 올림..
내일 무엇을 받을지 모르겠지만, 너무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딸 아이의
편지이며, 이 세상 제일의 선물 같아서 글을 올려봅니다.
사랑하는 민경아~ 아빠는 너를 둔것이 이 세상 최고의 선물이란다..
더불어 오늘 예대어린이집 졸업하는 아들 "박순영" 졸업 축하한다.
멋있는 너의 방 만들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