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 사실을 밝히는 순간 그 파장이 어디까지 퍼질지는 모르겠지만
가슴깊히 숨겨둔 저의 짐(?)을 저도 그만 내려둘려고 합니다
사건이 일어난 시점은 결혼기념일2주년을 보내고 몇 달이 지난 시점인 것 같네요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우리보다 더한 닭살커플,엽기커플은 없을꺼라며
놀릴정도로 그야말로 깨 쏟아지게 결혼생활 2년여를 보내고 점점 서로에게
무뎌져갈때쯔음이죠
관심과 애정표현도 점점 식어지고 신랑 역시 퇴근후 약속도 잦아지고
그래 결혼생활이라는게..부부로 함께 산다는것이 다 그렇지뭐 하면서 나역시 무뎌져갔죠
그런데 우리 신랑 어느순간부터 필름이 끊겨 집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처음 몇 번은 이해를 했는데 신용카드명세서 보니 유흥비로 나가는 돈이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안되겠다” 싶어 몇 번 경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뿐이더라구요.
현금을 사용할 땐 갖고 있는 돈만큼만 먹고 마셨는데 신용카드 한 장이면
기분나는데로 마시고 그야말로 통제가 안되는 것 같더라구요
하루는 거의 쓰러지는 신랑을 침대에 눕히고 옷을 벗겨 옷장에 넣을려고 하는 순간 구겨진 종이 한 장 뚝 떨어지더군요
“이게 뭐야” 펴서 보니 우리분수엔 맞지 않은 술집에서 사용한 카드전표더군요
금액은 물어보지 마세요 저 혈압올라 또 뒤로 넘어집니다..
그 술기운에도 전표를 나에겐 보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아주작은종이딱지처럼 구겼더라구요..그럼 나한테 정말 들키지를 말지..
결혼2년차 열심히 살아서 든든한 노후도 설계하고 돈들어 갈 일이 하나둘 아닌데 너무나 책임감 없이 카드를 긁고 다니는 신랑이
너무너무 미웠습니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한번 잡아야지 크게 맘을 먹고 바로 신랑의 지갑을
찾았죠 그리고 지갑과 카드를 숨겨버렸습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그 다음날,
“ 당신 혹시 내 지갑 못 봤어?”
저는 화를 내는 대신 그냥 담담하게 모른척했죠.
지금도 그때 당시 내 연기를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그리고 그게 계기가 돼, 평소 무심했던 우리 부부는 진지한 대화를 하게 됐죠.
우리 신랑 자신이 술먹고 지갑까지도
잃어버린사람 이라는 것이 부끄러웠는지 그 뒤로 카드 재발급 받는다는
말 않더군요
지갑 잃어버렸다고 다시 사달라고 할까봐 얼마 뒤 지갑하고 신분증은
신랑 몰래 우편함에 넣어뒀죠 그 뒤로 우리 신랑 카드 안씁니다
이제 고백합니다
“여보 그때 그 지갑도둑 사실은 맨날 한 이불 덥고 자는 당신 아내, 바로 나야”
그때 내가 “당신을 평생 어떻게 믿고 사냐”며 울고불고 했던건 다 연기였어..“
“용서해줘..”
다 쓰고 나니 솔직히 조금 걱정스럽네요
남편이 이 사실을알게된다면 배신감 느낄까요..
걱정이네..
신청곡은 김건모의 '당신만이' 부탁드립니다.
익산시 남중동 5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