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쇼를 들으면 몇주전에 돌아가신 아빠가 생각납니다.
저는 11월 모닝쇼 둘하나퀴즈에 참여하여 김치냉장고를 받았지요.
그게 아빠에게 드리는 마지막 선물이였나봅니다.
아빠는 혈액암으로 투병중이셨습니다.
모닝쇼에 신청하게된 계기도 아빠를 모시고 병원가는길에 듣다가
"어 나도 한번 도전해봐"하여 신청하였고요.
한 2-3년쯤 전부터 아빠는 김치냉장고를 사고싶어하셨죠.
김장철이 되면 더욱더 그랬고요.
시골에 살고 계셔서 자식들이 용돈을 주어야 수중이 돈이 생기는데..
한번은 직장으로 아빠에게 전화가 왔었습니다.
"시간있냐?" "왜?" "시간있으면 김치냉장고 사러가자"
"돈 있어?" "응 40만원정도 있다"
"에~~이 아빠는 요즘 40만원짜리 김치냉장고가 어디있어? 글고 이왕 사는 거 좀 크고 좋은 걸루 사야지? 우리 형편에 무슨 김치냉장고야 괜히 돈 낭비하지 말고 그냥 다른 곳에 써" 하면서 전 전화를 끊었지요.
나중에 엄마에게 들었는데 아빠는 40만원을 모으시느라 자식들이 명절때마다 드린 돈을 쓰시지도 않고 모으셨다고 하더군요.
저랑 전화를 끊고 나서 엄마에게 괜히 저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라고 했다하시면서 화를 내시고, 그냥 엄마랑 두분이 시내가서 살걸하고 후회도 했다고 하던군요.
그러다가 제가 퀴즈프로에 참여하여 2승, 3승, 4승, 5승 승을 쌓아가면서 김치냉장고에 가까워지자 다시 희망을 같기 시작했지요.
두분이 아침마다 라디오를 들으시면서 "우리딸 장하다"하셨죠.
다른달에 비해 약간 늦게 치뤄진 월 결정전에서 드디어 우승하여 김치냉장고를 받게 되던 날 제일 먼저 축하전화를 주신분이 부모님이셨습니다. 아빠는 말씀은 안하셨어도 무척 기뻐하셨을 겁니다.
그 김치냉장고는 시골 아빠집에 놓아드리기로 퀴즈풀때부터 약속했거든요.
상품이 결정되고 12월 어느날 또 직장으로 전화를 하셔서 "딸 김치냉장고 언제온다냐?" "어 그거 상품이니까 아마도 한 두어달 걸릴거야. 그냥 잊고 있다가 때되면 올거야" "두달 후면 우리 김장김치 다 시어버리겄다?!"하시면서 전화를 끊으셨지요.
그리고 병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가 결국은 우리곁을 떠나셨지요.
아빠가 돌아가신 그 다음날 mbc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김치냉장고 보내드린다고!!
그 전화를 받고 눈물이 나더라구요.
하루만 더 사셨어도 그토록 갖고 싶어하시던 김치냉장고를 보실 수 있으셨는데, 아니 보시지는 못하더라도 김치냉장고 온다는 전화라도 받는걸 보셨더라면...
그렇게 빨리 돌아가실줄 알았다면 빛을 내어서라도 하나 사드리는 건데하는 후회만 앞섭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모닝쇼 덕에 마지막 효도를 하게되어 기쁩니다.
시골집 한켠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김치냉장고를 아빠도 분명히 보시고 흐뭇해하실거라 생각합니다.
그 김치냉장고는 우리집에서 아빠와, 모닝쇼를 영원히 잊혀지지 않게할 것입니다.
019-9028-1005/063-536-1009(시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