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동씨 안녕하세요. 생전 처음 방송이라는 곳에 사연을 띄웁니다.
언제나 출근할 때 차 속에서 듣기만 하다가 이렇게 사연을 올려봅니다.
김차동씨, 건강의료보험공단 걷기 행사때 사회자로 오셨죠.
그때 뵜습니다. 저희 각시 말에 의하면 40이 넘은 걸로 알고 있는데, 보기에는 30중반 이라고 밖에 안 보이더군요.
오전 10시가 채 못된 시간
담임선생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일년내내 제일 먼저와서
아침 자습 문제 배달하여 나누어주던
수줍음 많은 모범생이기만 하던 보슬이가
시험 끝나고 달라졌다는 것이다.
세 번이나 지각을 하지 않나
머리도 파마를 다하고
무척 놀랐다는 것이다.
뉘앙스로 보아 교문에서 지각생 보슬이를 잡아놓고
아빠에게 한번 혼나보라며 전화하는 것 같았다.
전화주셔서 감사하고 잘 지도 하겠다고 약속하고서
생각해보니
파마는 애들 다 한다길래 허락한거라 뭐 그렇다치고
지각을 세 번째 하다니
담임선생님이 전화 할 정도면 어느정돈지
머릿속이 복잡해지며 힘이 쑥 빠져나갔다.
불량학생 보슬이라.....
후배들앞에서 폼재며 으스대는 보슬이
이녀석을 그냥
이놈을 늘씬나게 두들겨패댈까
그래선 안되지 어떻게 잘 잡아야 될텐데
온종일 내마음은 평상심을 잃어버리고
바람에 흔들리는 조각배인 채로
아스라이 집에 갔다.
각시는 나를 닮아 속이 야해서 그렇단다.
속이 야해서 대담하고 엉뚱한 짓도 하고
남자친구 생기는 것도(내가 알기로 두명째다)
하이힐 신는 것도(불편했는지 신고 다니지는 않는다)
다 나를 닮아서 그러니
속 야한 사람끼리 알아서 하라고 빈정이면서
보슬이라면 무엇이든 관대하며
항상 끼고 도는 나에게 문제가 있단다.
내가 속이 야하다. 어느 구석은 인정한다.
하고 싶은 것이 많기도 한것도 속이 야한것과 통할 것이다.
이녀석 당당하게 마중오란다.
차에 타 말없는 나를 곁눈질로 살피더니
애교작전이면 통하리라
온종일 걱정했단다 많이 혼날까봐
중학시절에 이런 추억이라도 없다면
그 얼마나 맹맹하겠냐는 것이다
"야 이놈아 불량행동만 추억이냐
끝까지 모범생으로 기억하게 해주는 것도
얼마나 멋진 추억만들기냐"
이렇게 말했어야 하는데 벌써 내 입은 부드럽게
"그래, 이제 추억은 다 만들었지?"
다음부터는 안봐주기다.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어쩔 수 없는 좋은(??) 아빠인걸
나의 중학시절엔 꿈꿔보지도 못했던 것들을
용감하게 해내는 녀석이 대견하기도 하고
저러다가 반항아 보슬이가 되는 것 아닌가 걱정이기도 하고
녀석 추억만들기에
애비의 노심초사는 해일처럼 회오리치며
강진으로 흔들리듯 어지럽다.
보슬아!! 가끔은 엉뚱한 짓 해서 엄마 아빠 가슴 태우지만 나의 착한 딸 이기에 사랑한다.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약속하자.
신청곡 : 다모 ost '단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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