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 남편은 아이 낳지 말고 둘이만 행복하게 살자고 했습니다.
저는 다섯은 낳아야지 무슨소리냐고 펄쩍 뛰었습니다. 결혼전이라 그냥 넘겼는데 결혼하고 진짜 아이를 낳기 싫다고 저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겨서 결국은 첫애를 낳았습니다.
몇년이 흘러 둘째를 낳자고 하니 죽어도 죽어도 낳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큰애 낳고 살찐 저를 항상 뭐라고 해서 제가 55kg까지 빼면 둘째를 갖겠느냐고 했더니 그렇겠다고 했습니다.(못 뺄줄 알았나봐요)
사실 저는 그때 70kg이었거든요
말이 쉽지 15kg을......
1년이 지나도록 살을 못 뺐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독한마음을 먹고
도서관에서 다이어트에 관련된 책을 모두 읽고 제가 실천할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을 몇가지 골라 실천했습니다.
신기하게 살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3개월후 56kg이 되던 어느날
아들과 남편이 통닭을 먹고 있었습니다.
저는 먹지않고 쳐다만 봤습니다.
그 모습을 보던 남편이
" 야 둘째 낳자 나. 빨리 통닭 먹어라"
하늘을 날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내가 해냈다는 이 성취감
그런데 이런 저와는 달리 남편은 그 후 심각한 고민을 했고
진짜 둘째를 낳아서 잘 키울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화가난 저는 "그래 낳지마!"
순간적으로 나온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또 둘째 갖기를 포기했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첫애를 생각해서라도 둘째는 꼭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오랜동안 고민끝이 선의의 거짓말을 하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1년뒤 우리 이쁜 딸이 태어났습니다.
참 신기한게 산후조리 끝나고 집에 왔는데 밤 10시에 자면 아침 6시에 일어났습니다.(아빠가 새벽에 깨면 싫어한다는걸 아는것 같아요)
혼자서도 잘 놀구요
딸이름은 은이라고 지었습니다. 성이 조씨라
우리는 조은아빠 조은 엄마가 되었습니다.
요즘 우리 남편 사람들을 만나면 애가 순해서 이쁘고
밤에 잘자서 이쁘고
잘웃어서 이쁘다는 말을 달고 삽니다.
제가 다음주 부터 3개월 출산휴가를 마치고 직장으로 돌아가는데
은이는 좋은분을 만나 맡기기로 했습니다.
낳지 말자고 했던 우리남편
갑자기 낮선집에 가면 안되니까 이번주 일주일은 적응기간으로 정하고
저보고 이틀을 가서 같이 놀다오고 3일은 은이만 잠깐 맡기고 다음주부터 하루종일 맡기자고 극성을 떱니다.
"조은아빠 우리 은이 안낳았으면 어쩔뻔했어"
이쁜딸 낳아줘서 고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