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니는 몇해전부터 한숨이 가실날이 없으십니다. 부쩍 흰머리와 얼굴에 주름이 늘어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2년전에 뇌졸증으로 쓰러지셔서 거동이 불편하신 외할머리와 병상에 누워계신 외숙모....회사와 가정, 그리고 친정일까지 생각하면서 가끔 먼 하늘을 보시며 땅이 꺼지게 한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모습을 볼 때면 말은 안해도 가슴한쪽이 찡한걸 느낀답니다. 하지만 이 딸은 엄마 앞에서 아직은 애기처럼 철없이 행동하며 가끔 엄마의 푸념섞인 얘기만 들어줄 뿐 아무런 위로도 해주지 못하였답니다.
하루는 방안에 혼자 앉아계시면서 말없이 눈물만 주르륵 흘리시면서 "내 한평생이 어찌 이리도 모진지 모르겠다며.. 15년 가까이 당신 혼자 4남매를 키워오시며 그 힘든 역경 다 이겨내고 살만하니 걱정이 끊이지 않는구나...며 혼자말씀하시는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날밤 혼자 곤히 주무시는 엄마의 곁에 다가가 처음으로 엄마의 손을 잡아보니 그동안 힘든일로 손바닥에 딱딱하게 박힌 굳은살과 손끝이 트고 갈라진 것을 보고 있노라니 조심스럽게 약을 바르면서도 눈시울이 뜨거워져 눈물이 마구 쏟아지더라구요...
이토록 당신의 손을 다른사람에게 보여주기를 꺼리셨던 이유가 있었구나...철없는 딸은 그것도 모르고 되려 핀잔주기에 연연했던 제 자신을 뉘우치고 또 뉘우쳤습니다...
자신의 것도 모두 자식을 위해서 너무 오랜세월을 희생해오신 어머니...아직 철이들려면 먼 딸이지만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들면 지금 엄마의 마음과 상황들을이해할 수 있겠지요...
항상 쑥스럽고 멋쩍어 엄마에게 해주지 아니 해보지 못했던 말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습니다..
엄마! 앞으로 엄마의 힘든 짐을 혼자만 짊어지지 마시고 저희 4남매와 조금이나마 나누어 가지세요...그리고 지금까지 한번도 마음깊은 곳에 우러나서 하지못했던 말인데요...엄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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