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오늘도 아침 6시에 알람시계는 우리 가족을 잠에서 깨어나라고 소리지른다. 아! 아침이 시작되는구나. 벌써 아내는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불속에서 이리 꼼지락 저리 꼼지락 그러다가 살짝 눈을 감아 본다. “여보! 일어나요. 벌써 6시 40분이네요” 아차!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아이들의 잠든 모습을 바라본다. 7살, 6살 그리고 3살 딸 둘에 어렵게 얻은 아들 자기들 방에 가서 자라고 하여도 굳이 침대 밑에서 잠을 잔다고 한다 어떤 놈은 이불을 칭칭 감고 자고, 어떤 놈은 언니 배 위에 다리를 올리고 자고, 어떤 놈은 엎드려 자고. 한참을 멍하니 감상하다가 “여보! 뭐해요.” 하는 소리에 애들을 깨운다. “다 일어나 빨리” - 아 늦었다 그러나 아이들도 나를 닮아서 그러는지 이리 저리 뒹굴기만 할 뿐 일어나지 않는다. “알아서 해!” 그러자 딸 둘이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아들은 지금도 한밤중이다. 아침을 대충 먹고 딸 둘을 어린이집을 보내기 위해 옷을 챙겨주고 머리를 빗어 준다. 아내는 아침 마무리를 대충하고 출근하기 위해 옷을 챙겨 입는다. 그때 까지 막내는 한밤중이다. 아내 출근. 나도 출근하기 위해 애들 머리손질하고 아들 들쳐 업고 현관문을 잠근다 아들은 잠에 취해 놀이방에 가고, 딸 둘은 어린이집에 간다 아침이 끝난 시간은 7시 30분이다 우리가족은 이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집은 전주 삼천동이고 아내는 부안으로 출근하고 나는 익산으로 출근한다 아! 정신없이 애들 어린이집 보내주고 오는데 왠지 허전하기 짝이 없다. 이렇게 살아야 하나 삼천동에서 천변도로 타고 나오는데 왜 이렇게 차들은 막히는지 내참! 한참 궁시렁거리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린다. “애들 잘 갔어?” , “응” , “미안해” 아내의 안부 전화다. 결혼하기 전에는 이런 생각 꿈에도 못했다. 둘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줄 알았다. 그리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집안에 화분도 가꾸고, 초원위에 집을 짓고 띵가 띵가 살 줄 알았다 애들을 낳으면 ...... 당연히 아들 1명에 딸 1명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았다 애 둘만 있었더라면 그놈의 아들이 무엇인지. 딸 둘만 있을 때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뭐 어때”, “딸들이 효녀여”, “아들 필요 없어” 이렇게 딸의 애찬론을 두각 시킬 무렵 아버님이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았어도 ..... 천지신명께 기도하고 정기를 받아 들여 아들하나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 놈이 딸 들 키우는 것보다 두 배 아니 몇 배나 힘들게 합니다. 집안에 있는 소파는 가위로 다 작살냈습니다. 텔레비전에 붙어 있는 버튼은 어찌나 눌렀던지 리모콘 아니면 볼 수 없습니다. 컴퓨터 전원스위치 켜다 껐다 반복하다보니 고장나서 하나 샀습니다. 전화요 말 마십시오. 요즘 국가경제도 가정경제도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출근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지 모른다. 오늘도 평일과 같이 처리할 업무와 싸우고 있을 시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힘들지” 아내의 목소리다. “아니 당신이 힘들지. 나는 괜찮아”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는 시간 또 애들이 “나잡아 봐라” 하고 거실에서 방으로 방에서 거실로 뛰어 다닌다. 아! 또 피곤이 밀려온다.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청소하고 애들 씻기고 하였더니 벌써 9시다. “애들아 자야지.” 하였더니 한 놈이 잠을 자지 않겠다고 때를 쓴다. 또 아들놈이다 억지로 잠을 재우고 우리 부부는 따뜻한 차 한잔을 식탁에 놓고 도란도란 이야기 한다 “우리 애들 정말 귀엽지.”아내가 물어 본다 “당신 닮아서 귀여워.” 오늘 서로 못다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때 세탁기에서는 뛰 뛰 소리를 내면 탈수에 들어간다. “당신 먼저 자. 나는 빨래 널고 잘께.” 아내가 말한다. “나랑 같이 널어.” 아내가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즐거워한다 아!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나 보다. 017-612-9123 고선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