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대학생인 주부이자 한 아이의 엄마.. 그 이름으로 사는게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선생님이 되기 위해 임용고사를 앞두고 있는데 이제 한달 보름 정도 남았습니다. 아이와 씨름하고, 집안일을 하고, 학교에 나가는 날을 빼면 책상앞에 앉아 공부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저는 종종 남편에게 화를 내게 됩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도 자꾸만 형편없이 지고 마는 제 스스로에게도 화가 많이 나 있습니다.
남편은 제가 늦게 오는 날 아이를 데려와서 저녁을 먹이고 같이 놀아주고 목욕도 시켜서 재우고 쉬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도서관에 간 저를 대신해서 아이를 하루종일 돌봐줍니다. 집안일도 말없이 많이 도와주고 청소나 빨래도 종종 해주곤 합니다.
그런데도 어제는 회식이라며 제게 하루 일찍 들어올 것을 부탁하는 남편에게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남편도 제게 화를 내더군요. 직장인 남편도 이해해달라면서.. 저두 혼자 속으로 말하죠. 나도 혼자 잘되겠다고 이러는게 아니라고..
남편과 아이.. 참 많이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제가 없는 자리를 잘 메꿔주는 남편.. 그리고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이 부족한 4발배기 저희 아들녀석도.. 제게는 세상 어떤 것을 주어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가을의 마지막쯤.. 우리 가족.. 같이 단풍여행을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단풍도 보고.. 서로를 더 사랑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여행.. 떠날 수 있겠죠?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도.. 그 말이 흔하지만 가장 서로에게 힘이 된다는 사실을 자꾸만 생각하게 됩니다. 내일은 남편에게 그 말을 꼭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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