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아름다운 귀향 행렬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고 넉넉한 마음이 넘쳐나고 있다. 오천년 역사를 이어오면서 우리 문화의 정수만 남아 있는 것으니 이 어찌 감동이 아니겠는가. 경제가 어렵고 삶에 지쳐 있어도 명절을 맞이하여 모두가 자신에서 벗어나 잠시 주변을 살펴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앞만 보고 달렸다. 살기에 바빠 나조차 잃어버리고 정신없이 뛰기만 하였다. 이렇게 달리다가는 분명 고장이 날 것이 분명하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뛰어나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달리던 기차를 잠시 멈추고 충전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놓았으니 말이다. 그 것이 바로 명절이다.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추스리고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잃어버린 자아를 들여다보고 재점검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이웃과 멀리 떨어져 있는 친척의 안부를 물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찾아가서 조그만 선물을 나누면서 마음을 함께 하는 아름다움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그동안 전하지 못한 죄송한 마음을 전할 수 있으니 편안해진다.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것은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하는 것이다. 나 몰라라 하고 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양심이란 놈이 자꾸 잡고 놓아주지 않으니 마음이 무겁다. 털어버릴 수가 없다. 그런데 명절이 있으니 이런 마음을 한꺼번에 놓아버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직접 찾아가지 못하면 전화라도 하면 되는 일이다. 멀리 떨어진 누나에게 안부를 전하고 사랑하는 조카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증을 해결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추석은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하는가 보다.
소외되고 외로움에 젖어 있는 이웃에도 시선을 돌릴 때다. 살기가 어려워 힘들다 보니 자꾸만 놓아버리려고 하지만 그래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 우리 모두의 공동체라고 생각하고 함께 하는 마음이 필요할 때다.
추석에 둥근 달이 뜬다고 한다. 환하게 웃고 있는 보름달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세상을 보라보았으면 한다. 즐거운 명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