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아이 임신했을때 8개월때 하혈을 해서 입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퇴원하고나서도 절대안정하고 되도록이면 누워있으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전 왕비처럼 손에 물한방울 안뭊히게 됐죠.
청소,빨래 같은 집안일은 모두 남편 몫이 되었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힘들게 직장생활하는 남편에게 너무 미안해서 집안일을 조금이라도 해놓고 있으면 그때는 영낙없이 남편의 잔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이런 건 내가 다 할테니 빨리 낫기나 하라는 걱정어린 핀잔이었죠.
무엇보다 잊지 못할 큰 감동이었던 것은
임신 초기에 심하게 입덧할때도 차려주지 않던 밥상을 매일아침 차려주고 출근하는 남편의 사랑이었습니다.
퇴원하고 그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남편은 출근하고 없고 제 머리맡에 정성껏 차린 밥상이 있었습니다.
쌀밥, 쇠고기미역국, 김치, 계란후라이...
밥과 국과 김치를 빼면 찬은 계란후라이 달랑 하나였지만 수저까지 가지런히 놓여있는 정갈한 아침상에 저는 그만 목이 메었답니다.
정말 그때의 그 감동... 남편이 나를 위해 정성껏 차려준 밥상은 평생 잊을수가 없을것 같아요.
남편의 사랑과 정성과 걱정덕인지 하혈로 입원까지 했지만 열달을 다 채우고 3.5kg의 건강한 아들이 태어났고 지금은 19개월이 되었습니다.
사내아이라서 그런지 굉장한 극성에다 개구쟁이에다 고집도 세고... 정말 감당하기 힘들정도 입니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인것 같아요.
그때 이후로는 그런 감동의 이벤트가 없더라구요.
자기 손으로 물이나 떠다 먹으면 다행이게요.
지금은 물이고 리모컨이고 코앞까지 갖다 바쳐야합니다.
혹시 모르겠네요.둘째라도 생기면...
내년쯤엔 예쁜 딸하나 낳았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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