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지고 있습니다. 컴컴한 어둠속을 달려오면서 무섭다는 생각과
불어오는 바람이 참 좋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차동씨
오늘은 외할머니에 대한 얘길 하고 싶어서 늦은 시간이지만 이렇게 글
띄웁니다.
오랫만에 부모님께서 외갓집에 오셔서 외할머니도 뵐겸(사실 외할머니가(92세)작년 겨울부터 다리가 부러져 누워 계셨음)해서 혼자 찾아 갔지요. 외할머니 좋아 하시는 복숭아 백도 사가지고.......
외할머니 붙들고 한참 울었습니다.
사는데 바쁘다는 핑게로 찾아뵙지 못한 마음의 부담이 항상 있었는데
제 욕심이 조금 지나쳤다는 것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
외할머니는 많이 외로우셨는지 제 손을 가져가서 할머니 얼굴을 비비고 만지는 모습에서 찾아 뵙지 못한 죄송한 마음, 그리고 뭐랄까....... 말할 수 없는 슬픔이 범벅이 되어 한동한 할머니 앞에서 눈물을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어릴적 외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잊을 수가 없었죠.
친할머니는 언제나 가난한 우리들을 별로 달가와 하지 않은 듯 했습니다.
언젠가부터 철이 들면서 할머니가 계신 작은 집엔 발걸음을 끊다시피 했었죠. 할머니에 대한 서운함이 아마도 저의 발걸음을 막았었나 봅니다.
한동네에 외갓집이 있었는데 스물 아홉에 혼자가 되신 외할머니는 언제나 저희들에게 다정하셨습니다. 명절때나 제사때에나 어린 우리들에게 한사람분의 접시를 챙겨 주셨었지요. 그 접시엔 골고루 사과 한조각, 곳감한조각, 과자 몇개, 그리고 할머니 사랑을 빈 접시에 채워 주셨습니다.
어쩌다 외갓집에서 할머니와 자는 밤이면 옛날 얘기를 들려 주셨었는데 두런거리는 소리로 새어 들어오는 달빛을 놀라게 하였었지요.
제가 결혼을 하고 가끔 찾아 뵈었었는데 언젠가 외할머니는 외숙모 몰래 곳간에 가시더니 참깨와 고추가루를 주시는 겁니다. 농사 짓지 않아서 양념이 없을 것이라며. 외숙모에게 들킬까봐 서두르시는 모습이 안타까워 안가져 가겠다고 했더니 눈물을 글썽이면서 할머니 마음이니 가져 가라고, 박봉에 사느라 애쓴다면서 주시는데 외할머니 마음을 받아 올 수 밖에 없었지요.
직장다닌다며 외할머니에 대해 등한시 했었는데 외할머니께서는 오랫만에 보니 반갑다면서 앙상한 손을 내미는데 감춰둔 눈물 꺼내 보이고 말았습니다.
지금 이글 듣고 계신 분들,
혹여 주위에 저희 외할머니같은 분 있으시다면 미루지 말고
오늘 찾아 뵈십시요.
외할머니 사랑합니다.
빨리 완쾌하시길 두손모아 빌겠습니다.
* 언제나 듣고 싶은 목소리,
아침을 여는 목소리 , 김차동씨의 목소리는 푸른빛처럼 풋풋합니다.
건강하세요.
오래 오래 그 목소리 듣고 싶습니다.
전화번호 019-756-3987 (561-4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