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은 어머니..

지난 3월 24일.. 저는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32년간 늘 저와 함께 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날이거든요.. 55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저의 어머니.. 어느날 갑자기 살이 빠지기 시작하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시고 기침을 자주 해, 저희 가족은 그냥 단순한 감기인 줄 알았지만 조금 이상하다 싶어 원대병원에 가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았죠...결과가 나온 어느날, 저에게 아버지의 전화가 걸려왔죠. "여보세요" "응 아빠다, 지금 원대병원으로 와라" "왜요, 무슨일 있어요?" "자세한 얘기는 와서 하자" 황급히 집사람과 병원으로 간 저는.. 아버지로부터 청천벽력같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엄마가 간암 말기래." 순간, 아무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길어야 1년이래" 저희 가족은 아무말도 없이 그저 눈물만 뚝뚝흘렸습니다. 늘 저희를 위해 살아오시고, 건강하시던 어머니가 갑자기 간암 말기라니...내 어머니를 이제 볼 수 없다니...정말 믿을 수 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흰 어머니를 모시고 일산에 있는 국립 암센터에도 갔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손을 쓸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어머니를 포기해야 하나....막막하더군요. 제 집사람은 더 슬퍼했습니다. 결혼 후 저희는 무척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지난 2002년 저희는 결혼을 했고, 작년 2월에 사내아이를 낳았습니다. 저는 직장을 다니고, 집사람은 전주에서 자그마한 가게를 했습니다. 그래서 아기 백일까지는 어머니께서 농사일 하시며 힘들게 손자를 보셨고, 저희는 어머니 덕분에 한시름 놓게 되었답니다. 어머니께서 농사일 때문에 너무 바쁘셔서 할 수 없이 저희는 아기를 데려왔고, 2교대하는 제가 쉬는 날 아기를 보고, 쉬지 않는 날은 처형이 대신 봐주면서 살았습니다. 맞벌이 하느라 늘 시간이 없고 어머니께 반찬도 얻어가고, 늘 해달라고만 했던 저희들...그런데도 아무말씀 하지 않으시고 기쁘게 저희들을 챙겨주시던 어머니...그런 자상하신 어머니를 떠나보내려 하니 집사람은 너무 죄송하고 가슴아팠을 겁니다. 평생을 농사일 하시고, 한참 더운 여름에는 여러가지 채소들을 따다가 장에 내다 파시고 밤 늦게 들어오시며 웃으시던 어머니...너무 고단해 식사 후 바로 주무시고 그다음날 새벽에 또 일어나 또 밭에 가서 채소를 따러가고...그렇게 1년, 2년,,,32년을 살아오신 어머니...그렇게 고생만 하다가 결국 저 세상으로 가신다니...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 어머니는 계속해서 살이 빠져가고, 배에는 복수가 차 병원에 가서 빼도 또 나오고...고통도 있고, 힘도 없고, 모든 게 다 귀찮겠지만, 어머니는 한번도 저희들 앞에서는 화를 내시거나 웃음을 잃지 않으셨답니다. 그런데 아버지 말씀이 '어머니가 항상 울고 또 우신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요..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얼마나 걱정이 되셨을까요...어머니는 결정을 하셨습니다.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하시지 않으셨습니다. 늘 밤에 아버지와 함께 샤워를 하시던 어머니가 어느 날 아침에는 일찍 샤워를 하셨습니다..바로 그날 어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길어야 1년이라는 간암 판정을 받은 뒤 불과 1달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살아계셨을 때, 그리고 돌아가실때까지 어머니는 저희 가족에게 희생이라는 단어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49제를 치룬 지금... 아버지는 57세라는 젊은 나이에 혼자가 되셨고, 저희가 시골에 들어와서 아버지를 모시고 있답니다. 동생 내외가 지금까지 모셨는데, 제 집사람이 어머니께 너무 죄스럽고, 아버지마저 모시지 않으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다며 아버지 모시고 살자고 하더군요... 시간이 지나면 그래도 잊혀질 것 같았는데, 아직까지 자기전에, 아침에 일어날 때는 항상 어머니 생각이 나네요...어떤때는 너무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립니다...그래서 이렇게 울며 어머니에게 얘기합니다. "엄마, 너무 보고싶어. 엄마 얼굴 한 번만 보고 싶고, 엄마 손 한번만 만지고 싶어. 한번만...정말 한번만..." 여러분들도 어머니가 계시다면 어머니 손을 자주 잡아 주세요.. 평소에 제대로 어머니 손을 못잡아 드린 게 돌아가시고 나서야 후회가 되네요... 여러분의 모든 어머니가 건강하고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사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016-9622-5430 857-6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