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차동이형님..
꽃샘추위에 옥체강령하십니까? 전 그런데로 잘 버티고 있는듯합니다.
지난주말엔 처형 아들녀석 돐이라기에 큰맘먹고 서울까지 차를 몰고 갔었습니다.그게 실수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는데 역시나 서울까지 가는 길은 참 멀고도 험했습니다.
가는길에 사고가 났었는지 고속도로가 많이 지체되는 구간도 몇군데 있었고 이젠 다왔구나 싶었던 서울근교부터는 도로전체가 마치 거대한 주차장이나 된것처럼 아예 앞으로 전진할 수 없더군요.
2시간 정도면 되었을거리를 4시간동안이나 걸려 달려온 탓에 저는 저도 모르는 짜증이 많이 났었습니다. 게다가 제차는 수동이라서 양쪽 발도 쥐가 날정도 였으니 더이상 말씀 안드려도 상상이 가실겁니다.
설상가상이라도 했던가요? 6살난 아들과 2살짜리 딸아이는 어찌나 떠들고 울어대는지 정말 미치겠더군요. 참다못해 아내한테 몇마디하면서
"내가 차를 가지고 서울로 오다니 정말 실수다!"그랬더니 아내왈
"나도 당신이랑 오다니 정말 실수다!"그러는 겁니다.
평소 아내는 제 불같고 성격급한것에 불만이 많은터라 될수 있으면 어딜 같이 안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오늘도 제가 그런 아내한테 성질을 부렸으니 그런 말 나오는게 당연했습니다.
그 결과,차안은 금새 살벌한 분위기가 되었고 간간히 아내가 아이들은 호통치는 소리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어쨋든 서울특별시에 들어섰지만 더하면 더했지 정말 여간해서 속도를 내지못하고 겨우겨우 처형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도로가 많이 밀리는 바람에 한참을 국도로 내려오다 겨우 천안쯤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등의 생쑈를 했습니다.
정말 서울 사람들은 이런 교통지옥에서 어떻게들 살고 있는지 정말 신기할 정도더군요. 그것도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일같이 말입니다. 저는 솔직히 이런이유로 해서 돈을 줘도 서울에선 절대로 살지 않을겁니다.
지방의 중소도시,전주에서 별 희망없이 산다고 저에게 늘 뭐라고 하는 대도시 친구녀석들을 보면 속모르고 부러울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한번씩 서울가서 금방이라도 숨막힐듯 조여오는 오염된 공기를 마셔보고,주차장같은 시내도로를 운전해볼때면 녀석들,고생하고 살고 있구나 싶어 도리어 그녀석들이 안스럽까지 하답니다. 그리고 지금,작지만 그나마 공기가 맑은 전주에서 건강하고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것에 해 감사드릴 수 있어서 괜히 행복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서울쥐와 시골쥐 이야기 같지 않으십니까? 형님!
물론 결론도 시골쥐의 행복한 깨달음으로 끝난것도 같으니 참 재미난 일인것 같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전북 완주군 봉동읍 용암리 835번지
오수열 019-572-4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