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퍼붓듯 하는 오늘 아침에 모악산의 아름다운 전경을 보기위해 1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버스에 올랐습니다.
온통 하얀 세상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길잡이인 버스는 가면서도
미끌거리길 몇번이나 하더니 모악산을 앞에 두고 힘들어 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속되는 헛바퀴질.... 윙윙 거리기를 10여분..
그래도 버스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을 즈음 어느 한 젊은 아저씨가 "뒤 쪽으로 와 주세요...그래야만 차가 움직이기가 훨씬 수월해져요!" 하지만 사람들은 움직일 생각은 않고 앞쪽으로 내릴 준비만 하고 있었지요. 버스는 계속해서 제자리만 맴돌고 있었고 제 자신도 "그냥
여기서 내려주면 될 텐데!!!!" 하며 생각하는데 "여기서 손님들이 내리면
버스는 무게가 없어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라며 기사는 앞으로만 나아가려 애쓰고 있던 차에 갑자기 그 젊은 아저씨는 앞으로 내렸습니다.
" 자기만 먼저 가려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성큼성큼 한 그릇의
모래를 퍼다 버스 바퀴 밑에 열심히 뿌려대고 있는게 보였습니다.
그 뒤를 이어 두세분이 함께 모래를 바닥에 흩뿌리니 버스는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고 겨우 언덕에 올라 설 수 있었지요.
창문을 열고 내다보니 매케한 냄새가 얼마나 버스가 힘들어 했는지를
알 수 있었답니다.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채 기다릴 수 밖에 없던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단 한사람의 역할이 이렇게 큰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에 참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를 본것 같았습니다.
모래를 나르다 자기가 넘어지기도 하면서도 여러 사람들을 위해
선뜻 나선 이름모를 빨간 모자의 빨간 등산복에 훤칠한 키의 아저씨.
진짜로 멋있는 산 사나이 그 자체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사랑하는 모악산...
제게도 진한 감동으로 아름답게 다가 왔습니다.
전주시 삼천동 고층우성아파트
063-222-5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