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대신 MB씨가 나서야

지난 일요일(5월3일) 오랜만에 전북 완주군 경천면의 신흥계곡으로 등산을 갔었습니다.

 

유명 관광지는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통에 주로 알려지지 않은 한적한, 그렇지만 꽤 괜찮은 곳을 몇군데 발굴한 것중 한곳이죠. 산 아래 마을부터 작은 도랑이 본격 등산하는 곳까지 이어져 산행을 안내하는 아름다운 곳 입니다. 스트레스로 숨막히는 샐러리맨의 일상을 탈출하고 충전이 필요할 때마다 도시를 훌쩍 떠나 찾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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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날은 산에 올라가는 초입부터 기분을 완전 잡치게 되었습니다. 원래 승용차가 본격 등산하는 곳까지 갈수있게 비포장 도로가 나있는 곳인데, 누군가 도로에 큼지막한 웅덩이를 파버린 것입니다. 멀리서 볼때는 공사하는가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도로를 파헤친 옆에 ‘사유지니 도로사용을 금한다’고 쓴 플랭카드가 자랑스럽게 펼쳐져 있네요. 웅덩이 판 날짜가 제가 산행하기 바로 하루전(5월2일)입니다. 재수 옴붙었다는 생각에 풀러온 스트레스가 따블되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파헤친 웅덩이 옆을 다지지도 않아 걷기도 힘들게 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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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자주하는 저로서는 등산로 옆에 여기는 사유지이니 딴 길로 가라고 써 놓은 팻말을 가끔씩 봅니다. 그렇지만 도로가 사유지라고 주장하는 것은 처음 봅니다. 몇 년간 신흥계곡을 아무 제약없이 다녔는데 갑자기 도로를 파헤치고 내땅이라고 우기니 황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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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누군지 몰라도 플랭카드에 쓴 글을 보니 조만간 도로뿐만 아니라 등산로 자체를 막아버릴 태세입니다. 주변 마을분들에게 이렇게 길을 막아 산행도 못하게 하면 어떻하냐고 여쭈어보니 마을분들도 이미 군청에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근데 역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은 여기 신흥계곡에서도 마찬가지더군요. 공무원들 왈 당신이 불편하면 당신이 고발하고 처리하시오 라고 했답니다. 국민의 고충을 직속상사의 고충으로 생각하지 않는 한 공무원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휴식의 공간인 신흥계곡이 땅 소유주의 이기심과 군청 공무원의 복지부동으로 인해 사라질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곳은 국가가 나서야 합니다. 소유주의 땅을 국가에서 사서 국민들이 휴식할 권리를 찾아줘야 합니다. 신흥계곡 옆의 작은 도랑부터 살려야 진정한 4대강 살리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