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 있는 사람입니다. 아는 분을 통해서 재활원 소식이 티비를 통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찾아와봤습니다. 다시보기를 통해 뉴스를 보고 있으면서 드는 저의 생각은 '어쩜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입니다.
단순히 기사거리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육체적 고통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상처입은 그들을 친자식처럼 도와주고 보살펴 주시는 그 분의 선한 마음을 저리도 왜곡해서 보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입니다.
3년전 저는 학교 선후배들과 4박5일 일정으로 실습을 나갔습니다. 실습 가기 전에도 어머니나 주위 분들을 통해 워낙 말씀을 많이 들었던 곳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마음을 먹고 그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처음 재활원을 찾았을 때 목사님은 다리도 성치 않으신데 절뚝거리며 우리에게 달려와 손을 잡아주시며 고개를 숙이시고 인사 하셨습니다. 재활원 안으로 들어갔을 때, 묶여있는 분들 저도 봤습니다. 하지만 그 줄은 그들을 사육하기 위해서가 아닌,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줄이었다는 것을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그 줄로 묶여있지 않으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자해하고, 뛰쳐나는 등 자기자신 뿐 아니라 주위에 있는 어린아이나 다른 봉사자들에게까지도 말할 수 없는 고통과 피해를 안겨주게 됩니다. 그래도 인권 운운하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재활원에 직접 가셔서 한 두시간만이라도 그들이 지내는 모습을 보고 말씀하세요. 아마 들어가는 입구부터 무섭다는 생각에 다시 뛰쳐나올지도 모릅니다. 그곳에서도 목사님은 잠시도 가만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아픈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기도 하고, 문제가 나면 뒷처리하러 다녀야 하고, 빼빼 마른 몸으로 한 시도 가만 계시지 않고 이리저리 돌아다니십니다. 입으신 옷도 흰색 남방에 검정 조끼, 검정 바지가 다입니다. 지금은 좀 바뀌셨는지 모르겠네요. 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실습 나간 첫 날, 저녁에 쌀가마니 가득 조금씩 썩고, 흠집이 난 사과를 얻어오셔서 이런 것 밖에 대접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눈물 흘리시던 모습을 말입니다. 언제 주무시는지도 모르게 늦게 잠자리에 드시고 언제 깨셨는지도 모르게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새벽예배로 하루를 시작하시고 너무나도 바쁜 하루를 보내시는 목사님. 식사를 하셔도 대충하시고 다시 일어나셔서 나가시는 목사님. 그런 모습은 이익을 따지려고 하는 사람들에게선 절대 볼 수 없는 모습이셨습니다. 장애우들과 함께 북을 치면서 춤을 추시고, 그들이 아플 때는 한잠도 못주무시고 먼 길 달려 병원까지 쉬지 않고 가시는 모습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천사의 모습이셨습니다.
더 많이 못도와드리고, 더 많이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해야 할 사람은 우리인데 왜 재활원 식구들과 목사님이 이렇게 힘드셔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뉴스 쓰신 기자님, 한 단면만 보지 마시고 왜 그렇게 됐는지 원인과 과정까지 상세하게 알아보시고 정확하게 글을 쓰셨어야 옳습니다. 위장이라도 한 번 그곳으로 봉사활동 다녀오신 후에 글을 쓰셨다면 절대 그런 글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적어도 몇 분만 만나보고 인터뷰 하셨다면 절대 그런 글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정확성을 생명으로 해야하는 분들이 두 번째 올린 글을 보아도 누가누가 그러하더라, 식의 말씀만 올려놓으시고 자신의 글에 대한 코멘트는 올려놓지 않으셨더군요.
펜은 칼보다 강하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자분이시니까 그 정도는 당연히 알고 계시겠죠? 한 사람의 잘못된 펜의 결과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기자님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부디 기자님의 펜이 사람을 살리는 펜이고, 여러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낳을 수 있는 펜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