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는 지난 10월 13일부터 라디오 일부 프로그램을 개편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이 개편은 매년 봄철에
한 차례, 그리고 가을에 또 한 차례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 가을 개편 사항 중에 청취자 여러분께서 가장 관심을 보이시는 건 오후 6시부터 진행되는 FM <이백희의 해피투게더>입니다. 많은 분들이 전화로, 혹은 문자로 관심을 표명해주셨습니다. 우선, 격려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좋은 방송, 청취자께서 원하시는 방송을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문제는, 서울 본사에서 방송하는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더 이상 우리 지역에서 들을 수 없게 된 사실일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 적지 않은 분들께서 의견을 밝혀주셨습니다. 저희 방송을 그만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일이라고 믿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동시에 저희는 많은 분들께서 느끼실 섭섭함이나 박탈감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음악캠프>는 아주 오랫동안 애청하던 인기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마치 오랜 친구가 사라진 것 같은 청취자들의 반감이 저희들에겐 비수가 되어 깊은 고민에 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디 너그럽게 저희의 가을 개편을 이해해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아울러 <이백희의 해피투게더>를
마음으로부터 받아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어쩌면, <해피투게더>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시는 분들 중에는 <김차동의 FM모닝쇼>나 <라디오 여성시대> 애청자도 없지 않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런 프로그램 역시 신설 초창기에는 얼마나 많은 질책을 받았는지 저희는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즐겨듣던 서울의 프로그램을 듣지 못하게 된
청취자들의 질책이 새삼스럽습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연출자나 진행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고뇌에 잠겨 있습니다. 그 고뇌는 다름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여러분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지, 무엇으로 여러분의 굳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드릴 수 있는지, 비록 작은 힘이나마 진정한 애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하는 고뇌들입니다.
이 고뇌가 분명한 이상, 저희는 자신합니다. 이 고뇌가 깊기에 저희는 여러분께 기다려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이번에 신설된 프로그램도 조금만 더 애정 어린 관심으로 지켜봐주십시오. 다음 개편 때까지 여러분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저희는 여러분의 객관적이고도 냉철한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해드립니다만,
전주MBC는 지역민을 위한, 지역민에 의한, 지역민의 방송,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타인들끼리 나누는, 저 먼 곳의 대화를 어깨 너머로 엿듣기 보다는 이제 청취자 여러분께서 대화의 주인공이 되어 저희 방송에 참여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여러분의 걱정과 아픔을 토로하고, 여러분의 기쁨을 자랑하면서 슬쩍 희망음악을 신청도 해보십시오. 저희 전주문화방송이 바로 여러분 자신을 위한 방송이 될 것입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고, 그런 다음에도 부족하다면 저희는 청취자 여러분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거듭 죄송함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드립니다.
2008. 10, 15
전주MBC 라디오 제작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