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신퀴즈스쿨 (마수와 마수걸이 뭐가 다른지요?)

프로그램 담당PD입니다. 우선 프로그램에 참여해주셔서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녹화 후 작가와 대화하고 돌아가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퀴즈스쿨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같은 글을 읽었습니다만 이전의 답변에 수긍하실 수 없는 것 같아서 제가 다시 글을 올립니다. 다음이 문제 전문입니다. < "이것"은 시인 김수영이 에누리, 군것질, 총채, 글방, 서산대, 벼룻돌, 부싯돌과 더불어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 중 하나로 꼽은 말입니다. 가장 처음 물건을 파는 일을 가리키는 순우리말로, “개시”로 표현되는 이 말은 무엇입니까? > 이 문제의 정답은 다음 두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줘야 합니다 - 하나는 시인 김수영이 꼽은 아름다운 우리말 중의 하나이어야 하고 - 가장 처음 물건을 파는 일로 “개시”로 표현되는 말이어야 하겠죠. 먼저 표기상으로 "마수"는 첫번째 요건을 정확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두번째 요건은 인터넷 사전의 내용에 비추어 일정부분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미경씨가 제기하시는 문제는 “마수걸이”나 “마수”는 같은 의미인데 왜 답으로 인정해주지 않느냐 하는 것이지요. 그 점에 대해 - 우선 두 단어의 의미가 정확히 일치하는지에 대해서는 국립국어원 책임연구원조차 명확하게 가름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단 신미경씨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겠습니다(사적 의견으로는 “마수”와 “마수걸이” 뒤에 “-하다”를 붙였을 때 후자가 적절해 보여서 인터넷 사전에 의심의 눈길이 갑니다만...) - 하지만 시인이 아름답다고 선정한 “마수걸이”를 “마수”와 같다고 해석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봅니다. 아시겠지만 아름다운 단어는 의미가 아름답다고 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단어라고 명명하는 데에는 의미와 표현(표기)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합니다. 문제에서 제시한 시인 김수영의 아름다운 단어 “벼룻돌”도 인터넷 사전에서 “벼루”와 같다고 나와있는 것처럼 다른 단어, 비슷한 의미로 연관지어지는 말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이 아름다운 단어로 특별한 것들을 선정하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의미와 형식의 훌륭한 조화를 전제로 삼기 때문입니다. - 따라서 이 문제의 정답 “마수걸이”를 “마수”와 같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프로그램에 참가하셨던 특수치료교사님들의 탈락에 대해서 저도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응원오신 분들의 열의를 다음 녹화 때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녹화시간 내내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실력있는 분들을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게 된 것이 한편으로 저희들의 기쁨이기도 했습니다. 신미경씨가 문제제기하신 부분을 프로그램 제작의 좋은 사례로 삼고, 앞으로 보다 명쾌한 문제를 개발하는데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