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놀라운 군산시립교향악단에대한 보도내용 반박글

가난한 음악가의 절규 안녕하십니까 저는 군산시립교향악단에서 18년을 근무한 단원입니다. 저의 월급은 월95만원입니다. 이는 공무원 8급1호봉으로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간혹 공무원8급대우를 받는다는 오해도 받고있습니다. 하지만 1년을 근무하나 10년을 근무하나 똑같습니다. 퇴직금도 없습니다. 그나마 이돈을 받은것도 몇 년전일이고 그전에는 40만원씩 받았습니다. 그것도 IMF가 터지고 모든공무원(우린 공무원이 아닌데도말이죠) 월급을 삭감할 때 삭감된후 38만원인가를 받다가 다른공무원 원위치 될 때 우린 삭감된돈을 그대로 받았더랬죠 그때 살기 정말 힘들었습니다. 단원중 A모군은 38만원의 월급에 0하나를 더 붙여 380이라고 속여서 결혼에 성공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는 결국 음악을 포기하고 유선방송사 케이블설치직원이 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학까지 다녀온 B군은 생활고 때문에 결국 시향을 나가 다른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역시 두아이의 아빠인 가장입니다. 38만원을 받을때 너무 힘들어 그만두려고 생각한게 몇 번인지 모릅니다. 그나마 95만원으로 오른게 몇 년되질 않습니다. 지금현재 단원들은 대학원졸업자가 태반이고 유학다녀온 사람도 여럿이 됩니다. 그들 모두가 똑같이 95만원을 받는 가장들입니다. 현재 아이를 낳아 기저귀값걱정하는 K모군.. 둘째가 생겨서 앞으로 살아갈일 걱정하는 L모군등.. 시향생활을 하며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는 우리시향의 튜바니스트! 그들생각이 떠오르는군요 한데 더욱충격적인것은말입니다. 똑같이 근무를 하면서 비상임단원들은 30만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 그들은 목표가 열심히 하여 상임이 되는것입니다. 95만원이 목표인셈이죠.. 이게 무대위에서의 화려한 우리음악인들의 일상입니다. 우리에겐 이 이외의 수입이라곤 시향연주를 한번하면 받을수 있는 5만원의 수당이 있습니다. 그런날엔 아이에게 과자를 사가지고 집에 들어갈수 있습니다. 어느덧 나이가 불혹을 훌쩍넘어 머리는 빠져 대머리(?)가 거의 다된 저는 현재 13년된 티코를 타고 다닙니다. 고유가시대에 티코라도 타는게 다행일수 있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저의 위치를 그대로 대변해주는 척도일수도있습니다. 그럼 우리의 일과는 어떨까요... 살인적입니다. 10번이 넘는 정기연주회.. (정기연주회 한번 하려면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한지는 아시는분들은 아십니다.) 수많은 찾아가는 음악회 에 많은 행사들 그리고 지금 연말이 가장 바빠서 DVD작업과 정기연주회와 단원평정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단원평정!!! 무섭습니다. 다른 직장은 그런거 모르겠지만 우린 해마다 연말에 단원실기평정을 합니다. 모두 오디션보고 떳떳하게 들어와 다시 실력을 검증받기 위해 밤에도 연습을 하는 불쌍한 음악가들.. 오디션은 각악기의 특성별로 가장 어렵다는 클래식곡을 지휘자가 골라서 공고를 하면 그곡을 한달전부터 연습합니다. 그 테스트 결과로 자리도 조정하고 짤릴수도 있기 때문에 모두 연말이 되면 신경이 날카롭습니다. 그럼 우리나라 중산층은 커녕 서민수입도 안되면서 할 일도 많고 연말평정의 어마어마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직업을 왜 계속 하는냐? 라고 물으신다면 ‘너무나도 좋아서 시작한 음악을 전공했고 전공을 직업으로 가지고 싶었다’는게 대답으로 너무 부실할까요? 하지만 요즘 우린 너무 신바람이 나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사정을 드디어 여론이 알아주기 시작하여 월급이 오를지도 모른다는 부푼꿈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라봐야 일반 중산층봉급수준도 안되겠지만 18년을 고생한 저로써는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오래전부터 태권도장에 다니고싶다고했는데 못보내주고있는 아들놈 생각도 하면서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년에 월급오르면 보내줄게 하고약속을 했더랬죠 근데 이게 웬 날벼락이란 말입니까 얼마전 시향에 찾아온 기자한분 때문에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그날은 마침 우리가 바쁜스케줄을 소화하고있는때였습니다. 오전9시부터 12반까지 연습이 끝나고 DVD촬영 때문에 인근교회로 가서 다시 연습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교회로 간 오후에 기자가 카메라를 대동하고 찾아와 촬영을한것입니다. 마치 근무시간에 자리를 비우고 놀고먹는 교향악단이라고 말이죠.. 29일 전주MBC 뉴스시간에 나온 우리시향의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근무시간에 단원하나 없는 연습실.. 그러고도 공무원8급대우를 받고 있는 군산시향이란 타이틀로 말이죠 일단, 그시간에 교회에서 DVD촬영을 하고 있으니 연습장면이 필요하면 그곳으로 오라고 알려주었는데도 그렇게 악의적으로 찍어갔다면 이는 표적취재를 넘어 거짓취재라고 해도 무방할것입니다. 게다가 공무원8급월급을 받고있다고 해서 마치 우리가 엄청난 예산낭비를 하고있는것처럼 부풀려 보도된 그내용을 보면 누가보아도 우리의 이번 봉급인상의 소박한 꿈은 물건너갔다고 보아도 좋을것입니다. 기자님 !! 당신의 이번 보도의 의도가 무엇인지 우린 알지도 못합니다. 인터뷰때 밝혔어야할 내용인데도 지휘자님의 인터뷰내용중 골라서 편집하여 우리를 곤란에 빠뜨린 이번 보도 때문에 우리시향 단원들은 지금 쇼크상태에 빠져있다는걸 아십니까? 단 한차례라도 우리 연주를 보고 즐거워 하시는 시민들에게 물어보신적이 있나요? 단 한차례라도 올해 서울에서 열린 교향악축제에 대한 군산시향의 연주기사를 보신적이 있나요? “열악한 단체가 서울한복판에 와 충격의 선율을 들려주었다“ 라는 평론과 더불어 다른교향악단의 4분의1수준의 봉급을 받는 군산시향이 두배의 연주력을 가지고 서울한복판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는 많은 사람들의 교향악축제 후기를 한번도 본적이 없으신가요? 아니, 다른것은 차치하고 우리의 월급이 얼마인지 알고 예산낭비운운 하신건가요? 이제 우리 아늘놈 태권도장보낼꿈도 뜬구름처럼 사라질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월급이 오르려면 의회를 통과해야만 하는데 의회에서 이번 기자님의 보도내용을 가지고 반대를 할것같은 분위기이니까 말이죠.. 기자님! 참으로 대단한 일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농담반 진담반으로 우리의 열악한 근무여건속에서 이루어낸 성과들을 이야기 하며 “어느방송국에서 기자라도 안오나?” “우리 불쌍한 음악가들의 이런 어이없는 실상이 충분한 기삿거리가 될터인데“ .. 이런말들을 많이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방송은 그런 우리를 두 번죽이는 일이라 생각치 않을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구합니다. 다시한번 우리를 취재하십시오~ 정말 제대로 취재하시면 놀라실일이 많으실겁니다. 제가 18년을 일하고 퇴직금은고사하고 직업병만 생긴상태에서 남은것이라곤 2000년도에 10년근무했다고 받은 감사패 하나가 고작입니다. 두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는 가장이 이제는 다른일을 할래야 할수도 없는 43이라는 나이.... 제발 다시 오셔서 우리의 모습을 취재하십시오~ 우리가 1년동안 수많은 시민에게 얼마나 즐거움을 주고 문화적인 생활을 영유케 하는지를 꼭좀 취재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글을 계속 쓰려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