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 - 비온 뒤 말게 개인 하늘처럼"
해밀무용단이
창단기념공연을 갖게되었습니다.
비온뒤 맑게 개인 하늘이라는 순수 우리말 해밀처럼 밝은 따사로운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함께하길 바랩니다.
일시 : 2007.06.21 pm:7:30
장소 :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
안무 : 김명신, 이은아, 박영미
연출 : 이길주
대본 : 임재욱
주최 . 주관 : 해밀무용단
후원 : 전라북도
작품해설
‘임이여, 가지 마소서. 다만 한 마디 안녕이라도 고해주소서! 오직 하나뿐인 당신의 부재를 이제 어이합니까? 나 이대로 스러져야 하나요?’
불현듯 밀려온 아픔 속에 일어설 생각조차 못하고 멍하니 주저앉은 작디작은 내 딸.
그 상처를 대신할 수만 있다면 심장을 도려내서라도 그 아픔을 가져가고 싶었습니다.
허나 그저 어미된 나는 울다 지쳐 잠든 딸의 가녀린 등만 어루만질 뿐입니다.
‘비나이다. 딸이 사랑한 그의 영혼이 다시 한 번만 딸 앞에 서서 이미 닫혀 버린 음성과 순결한 마음을 열게 해 주소서. 그리고 따사로이 안녕이라 고하게 하소서’
천지신명께 빌고 또 빌어봅니다.
내 몸과 영혼을 바치라 하여도 오직 하나.
딸의 그 깊은 상처가 온전히 아물기만을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비온 뒤 맑게 개인 하늘을 닮은 눈으로 그 마음으로 이 세상 살아가기를…….
작품내용 및 안무 스케치
1 - 1장 : 상처, 돌이킬 수 없는
그 이름을 마저 부르지도 못한 정처 없는 슬픔.
남겨진 자리에 그리움만, 침묵만 쌓이다.
소리 없는 울음에 소리 없는 위로, 그리고 눈길
아픔은 언제나 소리가 없다.
- 돌아오는 사람들
- 딸의 통곡
1-2장 : 검은 침묵
닫아 주오. 내 눈을, 내 마음을, 그리고 내 생을.
번연히 자리하는 그의 잔영도 오직 내 가슴 속에서만 오롯이 피어나기를…….
닫아주오. 저 문을, 저 그림자를, 그리고 온 사위를.
그를 향해서라면 검디검은 삶의 끝에서도 기어이 침묵하도록…….
- 아귀의 춤
- 어미의 통한
2장 : 슬픔 위에 자리하다.
슬픔 위에 자리한 딸의 추억속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슬픔에 어미는 여직 아프다.
소리마저 깊숙이 감춘 통곡의 위로에 야윈 등이 사르르 떨리운다.
슬픔을 타고 오는 상처는 새로운 가시로 돋고 그 위를 덮고자 하는 어미의 몸짓.
너마저는 데려가지 않도록 아픔 잊은 서러운 몸짓, 몸짓뿐.
- 어미의 회상
- 딸의 사랑
- 다시 현실 - 어미의 결실
3장 : 비나리
안녕도 고하지 못한 그의 영혼을 불러 보리라
모진 어미의 영혼을 보내서라도 부디 찾아오기를 간청하리라
하여 찰나의 만남이라도 남겨진 딸(그녀)에게 안겨 주리라.
끊어진 길 위에서 스러져가는 딸을 위한 어미의 길이라면 끝내 가 보리라.
하여 다시 새하얗게 웃음 짓는 새 날을 안겨 주리라.
- 어미의 기도
- 비나리
- 영혼의 만남
5장 : 해밀
춤을 춥니다. 무심한 시간 속 생채기 가득 안고 사는 이름 없는 그들을 위해.
춤을 춥니다. 비 개인 청명한 하늘처럼 그 슬픔 찬연히 흩어지길 바라면서.
춤을 춥니다. 상처 위에 돋는 새살처럼 슬픔 딛고 일어설 그들을 위해.
그리고 춤을 춥니다. 이 자그마한 몸짓으로도 언제나 그대로인 세상 속에서 그들만의 삶은 뭇별처럼 빛나기 바라면서.
간절히 간절히 바라며 온 마음으로 춤을 춥니다. 우리.
- 영혼의 회귀
- 해밀의 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