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신고했더니 출동한 경찰 탓에‘2차 사고’
경찰은“내 탓 아냐”
[쿠키 사회] 자전거를 타고 가다 화물차와 충돌한
초등학생이 경찰에 신고했다.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학생과 화물차 운전자에게 사고 상황을 재연토록 했다.
재연 과정에서 똑같은 사고가 재차 발생했고
이번엔 학생 팔이 부러졌다. 경찰은 미안함을 표했지만,
과실을 인정하지 않아 학생 부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지난해 9월22일 전북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인권위는 13일 이 사건에 대해 피해자가 적절한 구제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대한변호사협회에 법률구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최모(11·초등5년)군은 학교 후문 내리막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이었다. 마주 오던 화물차와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최군과 화물차 운전자를
상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했지만 두 사람 말이 서로 달랐다.
이에 경찰은“사고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당시 상황을 재연토록 두 사람에게 요구했다.
함께 있던 최군 부모에게는“너무 흥분했다”는 이유로
상황 재연에 참여치 못하도록 배제시켰다.
먼저 화물차를 사고 발생 지점으로 이동케 한 뒤 최군과 함께
최군이 자전거를 타고 가던 곳으로 걸어갈 때‘2차 사고’가
발생했다. 이 경찰은“그 때 갑자기 최군이 자전거에 올라 타
사고차량으로 재차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2차 사고의 피해는 첫번째 사고보다 훨씬 컸다.
최군은 손목과 팔꿈치 사이 뼈가 부러져 전치 5주 진단을 받았다.
경찰은“예상치 못한 사고였다”며“그러나 최군과 부모에게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전했고, 치료도 약속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군 부모는 경찰이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다음달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먼저 “경찰이 사고현장 조사 때 관련자를 참여시켜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함에도 사고 당사자가
서로 상반된 주장을 하고 최군 부모가 흥분해 사고에 간섭한다는
현장으로부터 격리·배제시켰다”며
교통사고 조사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교통사고처리지침에 따라 추가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안전조치와 사고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함에도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현장 재연을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최군의 2차 피해는 경찰의 책임감 결여와 직무집행상 과실에서
비롯됐다며 피해에 대한 적절한 구제조치를 위해 피해자가
적절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한변호사협회에 법률구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해당 경찰이 이미
경찰 자체 감찰을 통해 계고 조치를 받아 경찰에 대한
신분조치 권고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태원준기자 wjtae@kmib.co.kr
- -출처; 네이버검색 - 쿠키뉴스 [2007.03.13 1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