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스친 반가운 얼굴...

여고 선배이면서 같은 학교에 근무하게 된 인연으로 유난히 정이가는 선생님과 걸어서 귀가를 하게 되었지요.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운동삼아 걷는 기분이 참으로 좋았답니다. 아중리에서 진북동까지 걸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요리조리 골목길 통해 나온 곳이 전고 후문 쪽이었어요. 정문까지 가로지르면 더욱 가깝고 운치있을 것 같다는 제안에, 처음 전고에 발을 디딘다는 선생님과 예전 정들었던 교정을 거닐었지요. 요행히 반가운 얼굴 하나 스치면 행복할 것 같았는데, 우연히 퇴근하려고 나오던 예쁜 선생님을 차창을 통해 보게 되었지요. 곧바로 차에서 내려와 그동안 제 건강을 확인해보고 환한 미소로 대화를 이어갔답니다. 작은 기대감이었지만, 막상 마음 속으로 그리던 일이 실제 이루어졌을 때의 희열은 참으로 컸어요. 넓은 운동장을 야구연습의 열기로 가득메운 선수들을 보며, 졸업하고 나간 얼굴들이 떠올라 행복하기도 했지만, 가까이에서 한 선생님이라도 우연히 스친 행운은 오늘 하루를 더욱 즐겁게 마감하도록 해줍니다. 후문에서 정문까지의 사이길에서 스칠 수 있었던 이수경선생님과의 해후를 감사하는 의미로 음악선물을 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2003학년도 종업식을 앞둔, 마지막 수업 끝의 2분을 남겨두고 제가 최근에 익힌 [김범수의 "보고싶다"]를 함께 불러보자며 가장 열심히 부르는 사람은 예쁜 사랑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암시를 주었었지요. 그리고 제 기도가 더해지면 반드시 일이 이루어진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더니, 엄청난 열정으로 멋지게 불러낸 윤정운이란 학생이 있었답니다. 그 학생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더해 [보고싶다]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오늘 졸업식장에서 해바라기의 [그날 이후(졸업)]를 열심히 졸업가로 부르던 학생들 덕분에 좋은 노래 한 곡 또한 익힐 수 있었답니다. 혹시 두곡을 들려주시면 출근길에 모두 따라부를 수 있는 행복이 함께 할 것 같습니다.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든 연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