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노래자랑이 있던 날이었어요. 김차동 사회! 김차동 사회!......
광고가 많이 나갔죠. 이미 여러 행사에서 김차동씨를 보아온 터라 생김새가 궁금하진 않았지만 전주문화방송에서 큰 버팀목으로 인식되어진지라 느낌이 좋았어요. 그런데 노래자랑을 막 시작하면서 내뱉은 김차동씨의 한마디에 제가 기대했던 노래자랑의 분위기는 엉망이 되어 버렸고 전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자리가 부족해서 아이들이 앞에 바닥에 앉고 어른들은 뒤 의자에 앉아있었죠. 퀴즈를 맞춰서 협찬사의 상품권을 주는 코너였습니다. 분위기를 up 시킬려고 김차동씨가 상품권을 흔들어대면서 목소리를 크게 하고 박수 칠 것을 원하자 모두들 그렇게 했죠. 앞으로 손까지 벌리면서말이죠. 그랬더니 김차동씨가 뭐라했는지 생각나십니까?
" 꼭 보육원에 와 있는 느낌이 납니다. 보육원 행사가면 애들이 계속 손 벌린다니까요." 이러셨죠.
그 중에 보육원 출신이 있었더라면 기분이 어땠겠습니까? 저희 교회에는 주일마다 보육원 아이들이 단체로 옵니다. 그런데 그 애들은 사랑이 고픈지라 보육원에서 아무리 먹을 것을 많이 주고 교회에서 잘 해줘도 선생님이 사탕 하나만 가지고 있을라치면 우르르 몰려와서 "선생님 좀 주세요" 하고 손을 벌려요. 방금 먹고도 그럽니다. 그러면 전쟁때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군들 트럭에 따라가면서 " 김미껌, 김미초꼬렛 " 이랬다던게 생각나서 기분도 안좋고 무척 안타깝습니다.
보육원 행사가 아니고 유치원 행사에 가도 애들은 그러잖아요. 그걸 보육원에 접목시킬 필요는 없었잖아요. 결혼 전까지 매일 들었던 "김차동 모닝쇼" 를 내일부터 다시 들으려 합니다.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사과 한 번 하시죠. 그것이 그 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용기가 없어서 말을 못한 이들과 보육원에서 스스로를 추스리며 살아가는 아이들에 대한 예의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