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를 그리워하며...

김포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전주로 시집온지도 벌써 11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몇번의 명절이 있었을까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고 더구나 저또한 직장에 몸을 담고 있어서 거의 명절에 친정을 가본적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그런 제가 안스러운지 한번은 추석에 친정을 다녀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아주 어렵게 친정으로 명절 전날에 처음으로 갈 수 있게 되어 며칠전부터 잠을 이루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도착한지 몇시간이 안되어 신랑의 특수직업으로 인해 비상이 걸려 하룻밤도 자지 못하고 새벽에 다시 전주로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아버지의 산소도 가고 차례도 지내보려고 했는데 우리에게 그런 기회가 오지 않더라구요. 차라리 가지 않은것만 못했습니다. 당연히 멀어서 오지 못하려니 생각하고 포기하고 계시던 엄마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드린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이후에도 명절에 친정나들이는 없었습니다. 엄마는 항상 우리 막내딸이 제일 고생을 많이 한다고 안스럽다고만 말씀하십니다. 그래서"엄마한번만 내려와줘"라고 말하면 그 먼길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내려오십니다. 그리고 행여나 약한딸이 걸레라도 잡을새라 청소부터 모든일을 다 해주시곤 합니다. 그러던 엄마가 며칠전 내린 눈에 넘어져서 팔목이 부러져서 입원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 일이 무언지,사는것이 뭐가 그리 바쁜지 찾아가보지도 못했습니다. 연말정산에 딸에게 의료비라도 보태주시려고 그러느냐고 웃고만 말았지요. 설명절이 다가오면서 마음이 아파집니다. 그리고 남들처럼 친정에 자주 못가는것이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오늘밤엔 더욱더 엄마가 그리워집니다. 나도 이제 두 딸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는데도 말입니다. 저도 한번쯤은 선물을 가득 싣고 명절날에 친정나들이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젠 예전의 그 약하고 철없는 그 딸이 아니라 두 아이의 엄마로서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주 씩씩하게...그러니 이제 제걱정은 그만 하셔도 된다고, 엄마 건강만 돌보시고 아주 오래오래 건강하게 곁에 있어주시라고....... 보낸이 : 완산구청 복지시민과 조미경, 018-275-9390, 220-5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