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게으름에 대한

4월 말에 결혼한 새댁입니다. 일단 새댁 신혼살림 하면 뭐 반짝반짝 반들반들 뭐 이런게 붙어야 정상이겠죠. 저희집에 온 사람들은 다들 이거 신혼집 맞아? 합니다. 한마디 더 하라면 콘도 같다.. 니들 여기서 사는거 맞냐? 이럽니다. 화분하나 액자하나 없습니다. 벽에 걸려있는거라곤 거실에 벽걸이 에어컨과 시계뿐입니다. 남들 다 걸어두는 결혼사진 조차도 작은방 구석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님들처럼 예쁘게 집을 꾸민다는건 상상속에서만 가능한 불량 새댁이죠. 관심은 아주 많은데 할엄두가 안나서 그냥 님들 사진만 보곤 부러워만 합니다. 요리요.. 저희부부 평일엔 일주일에 한번 많으면 두번 정도 저녁 먹는데 식단은 같습니다, 생선 한토막 김치 김 된장찌게 아님 김치찌게... 그럼 주말엔 해먹냐구요? 주말되면 그럽니다.. 장봐나봐야 평일엔 먹지도 않으니깐 일주일 냉장고 묵히다 보면 상해서 버려지니까 그냥 시켜먹기 아님 동네 순방합니다. 6월중순쯤 집들이 시작했는데 신랑네 회사분들이었죠.. 출장요리 불렀습니다. 두번쨰 집들이 신랑네 선배들.. 출장요리 이런식으로 가다간 집 거덜날것 같아 신랑초딩친구들 할때는 큰맘먹고 요리책을 붙잡았죠.. 여기저기 요리사이트에서 정보 얻고 그간 나의 밥상에 별 기대없던 울 신랑 싱크대 앞에 서있는 절보며 한마디 하데요.. 이야~ 우리집에 그런 후라이팬이 다 있었네~ 그거 딱지는 뗐냐?? 그날 울 신랑 감격했지만 얼마 못갔습니다.. 그후 집들이 7번 하는동안 메뉴가 같았거든요. 청소는 뭐 아래에 언급한데로 신랑이 참다 참다 못참아 청소하자고 할때 그럼 자기가 청소해 난 설것이랑 주방정리 할께.. 하곤 화장실 청소까지 신랑에게 떠 넘깁니다. 저두 첨엔 이렇게 안살았답니다.. 이게 다 울 신랑한테 배운겁니다. 난 괜찮으니까 답답하면 답답한사람이 해~ 울신랑이 자주 하는 말이었죠. 난 배 안고파 안 먹어도 되거든 너 먹을려면 해.. 할꺼면 하는김에 숫가락 하나 더 놓고... 머리카락이 굴러다니고 개털이 솜뭉치되어 날아다녀도 우리집 양반은 걸레한번 안들었습니다. 정말로 모 광고처럼 청소기돌리고 빨래 개(犬)주는 사람이죠 첨엔 씩씩거리고 저 혼자 청소하곤 했는데 어느덧 반년이 되어가는 지금은 침대랑 소파 화장대 주로 제가 쓰는 곳만 깨끗하면 불편하지 않는겁니다. 바닥에 뭐가 굴러다니는지... 다행(?)스럽게 제가 눈이 나쁘거든요.. 렌즈빼면 모든게 뽀사시해 보입니다. 그리니 떨어져있는 머리카락이며 개털이 보이겠어요?? 음.. 뭐 이정도면 살만하네.. 하고 슬리퍼 신고 다닙니다. 오히려 신랑보다 한술더 뜨고 사는 셈이 됬네요. 유일하게 규칙적으로 하는 집안일은 빨래.. 일주일에 한번은 꼭 세탁기를 돌립니다. 이건 어쩔수 없더라구요. 정말이지 저희집 불시검문하면 얼굴 못들고 다닐지 모릅니다. 그리고.. 저희집에 우리부부말고 유일한 생명체가 하나 있습니다. 참 물고기도 있는데.. 암튼, 울신랑이 키우다가 데려온 강쥐.. 이넘 포메라이언이란 종자인데 색깔이 황토빛나는것이 털이 뭉실뭉실합니다. 이넘의 장점이자 단점은 씻겨놔도 안씻겨도 표가 안난다는겁니다. 그러다보니 목욕은 한달에 한번 귀찮으면 두달에 한번정도 할까말까.. 구리구리 합니다. 아~ 제가봐도 정말 불량 새댁이네요~ 일주일에 한번은 손님이 와야 살림하는집 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청소빼고는 집꾸미기랑 요리는 정말 잘하고 싶네요.. 저 같은 게으름이도 가망이 있을까요?? 나날이 일취월장 해서 불량새댁 탈출기를 적어보고 싶습니다. 주소 전북 군산시 나운동 청솔@ 101-1304 471-8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