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노환으로 인해 잠시 병원에 입원을 하셨던
시외할머님의 간병을 위해 병원을 찾은적이 있습니다.
나이드신 할머님들만을 위한 깨끗한 병실은
많은 환자들로 병상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무심코 휴식을 취하던 중,
물끄러미 바라보게 된 할머님들의 병상에서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쭈글쭈글하고
무표정한 얼굴에서 알멩이 없는
껍데기을 발견하였습니다.
순간,
두렵웠습니다.
허망하였습니다.
삶의 마지막은 껍데기란걸 깨달았습니다.
허나, 누군가 야곰야곰 갉아 먹은 껍데기였지만,
아무런 불평없이 평화롭고 의미있는 껍데기였습니다.
생각했습니다.
'나의 알멩이도 내가 그랬듯이 조금씩 서서히
반쪽들을 위해 비워져 의미있는 빈껍데기로 남겠지(?)'
삶은 참 단순하였습니다.
아둥바둥 싸울 이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보이는 모든 것들을 사랑함으로서 비워져 가는 껍데기을
대신 알록달록 채워야 하겠습니다.
내마음이 이쁘면 세상의 온갖 비리.. 잡음하고는 상관없이
보여지는 모든것들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겠죠......................
뽀송뽀송 그리운 햇살이 내창을 두드리는 이쁜날
전주 MBC FM 20주년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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