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군산관광안내소에서 근무하는 원영금입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늘 듣는 반가운 목소리에게 처음으로 글을 씁니다.
날마다 8시에서 9시 사이에 50여분씩 만나는 너무나 낯익은 목소리라서
마치 안녕?이라고만 해도 웃어줄 것 같은 느낌이라 쉽게 시작을 합니다.
오늘은 조금 일찍 출근을 했습니다. 늘 하는 것처럼 컴퓨터를 먼저 켜서 멜을 확인합니다. 오늘도 반가운 소식이 먼저 출근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무슨 소식이냐고요?
매일아침 저를 행복하게 해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아침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을 준비해주고
햇살이 뜨거운 날은 빨간 수박과 먹음직스런 팥빙수를,
옛일이 생각나는 날은 촉촉한 싯귀를 올려놓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유머를 모아 보내 유쾌한 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도 합니다. 하나 소개해 볼까요?
고참군인이 쫄병을 데리고 목욕탕에 갔다. 먼저 고참이 등을 대고 앉더니 "밀어!" 했다. 쫄병은 구석구석 정성껏 고참의 등을 밀었다. 다 닦고 나자 이번엔 고참이 때수건을 가지고 쫄병의 뒤에 앉아 이렇게 말했다. "야, 움직여!"
사십도 중반의 이 나이에 날마다 멜을 받고
행복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봅니다.
언젠가 제 아들은 제게 멜이 조금 온다고 "엄마, 인간관계에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하더군요.
십대와 20대 초반인 제 아들들에게는 휴대폰의 메시지나 멜이 일상적인 대화수단이 된지 오래인 모양이지만 사십대의 제겐 멜을 주고 받는 친구가 손으로 꼽을 정도거든요.
언젠가는 하와이에 사는 고교 동창한테서 뜻밖의 멜을 받고 놀란 적도 있고, 십년이 넘게 소식을 모르던 친구한테서 멜을 받고 좋아한 적도 있지만 그것도 몇 번이죠, 날마다 소식을 주고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그런데 이 친구, 컴퓨터를 배우고 나더니 거의 한 달이 넘도록 아침마다 저를 행복하게 해 주는군요. 김 차동씨, 이런 친구가 있는데도 제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건가요?
이 고마운 친구의 생일이 5일, 토요일입니다.
몇몇 친구들과 점심을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만, 그보다 김 차동씨가 노래와 더불어 축하해주신다면 얼마나 기쁠까요? 노래는 이기찬의 감기를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