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사랑하며(짐작할 수 없는 사랑)

엊그제 저희 집은 소동 아닌 소동을 치뤘습니다. 엄마가 지난해 11월 말 뇌경색을 쓰러지신 후 아빤 하던 일을 접으시고 엄마 병간호에 전념하고 계신데 갑자기 엄마가 몸이 많이 좋지 않으시다는 연락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병원에서 엄마 상태가 많이 좋으셔서 약을 줄여도 된다기에 며칠전부터 드시던 한약을 stop한 상태였거든요. 좋아졌다고해서 모두 얼마나 기뻐했는데, 너무 아파 눈물까지 보이셨다는 엄말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동안 병원비며, 생활비며 여러가지로 모두들 예민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자식들에게 아프다고 말하지도 못하게 만든 저희 모습이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6남매를 두셨어요. 아들 낳자고 딸을 연이어 다섯을 낳으신터라 이제서야 아들은 대학생이고 보니 딸네 도움으로 병 치닥거리 하시며 말할 수 없는 서러움도 많으셨을 겁니다. 우리 6명이 부모님 두분 챙기기도 이렇게 버거워하는데, 부모님은 어떻게 60평생을 우리 여섯명을 치닥거리하며 키우셨을까를 생각하니 부모님께 너무도 죄송합니다. 아무리 사랑은 내리사랑이라지만 부모님의 사랑은 짐작도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남들은 시집가서 학부형이 되어갈 나이에 아직도 내 일 한답시고 시집도 안가고 속썩이는 딸이 철이 덜 들어 나 힘들다고 아프신 엄마에게 소홀했던 것 모두 용서를 빌고 싶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는 둘째언니와 형부에게도 이 방송을 빌어 고맙다는 말 꼭 전하고 싶어요. 보리쌀 서말이면 처가살이 안한다는데 군소리없이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형부에게 너무 고맙고, 두집 살림하는 큰언니와 항상 주기만 하는 서울에 사는 동생에게도 고맙고 미안하고, 부끄럽다는 말을 하고싶습니다. 저는 문승연입니다. 주소는 전주시 완산구 대성동 상대아파트 903호 연락처는 011-657-9555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