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할머니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추석에 찾아 뵙고 계속 바쁘다는 이유로 못갔었습니다.
할머니 돌아가신지 벌써 3년째..계절이 돌아올때마다 할머니가 그리워집니다.
복숭아를 좋아하셨었는데..지금처럼 마늘을 수확할때면 마당에 앉아서 일일이 마늘알을 따시고 마늘꼬아서 걸어야 하는데 못걸었다면 걱정하시고 그러셨을텐데...
갑자기 산소에 가게 된거 잃어버렸던 할머니 비녀를 찾았기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돌아가시전 몇해전.. 방에서 넘어지셨는데 손목에 금이 가서 기부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서너번씩 병원에 다니셨던 할머니의 쪽지머리엔 비녀대신 나뭇가지가 꽂여 있는걸보게 된거 며칠이 지난후였습니다.
유행하는 바람처럼 할머니들 머리가 컷트머리로 바뀌는 과도기였지만 할머니는 계속 쪽머리를 하고 계셨습니다.
“할머니..비녀는 어디갔어”...“없어졌다...”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하시면서..
나뭇가지도 튼튼하다고.... 매일 들어가는 병원비와 택시비가 맘에 걸리셨던 모양입니다
꼬깃꼬깃 접어두었던 할머니 속바지에서 나온 지폐...“내 병원비는 보태마...” 하시면서
제 손에.쥐어주시는게 아니겠습니까...
다음날 엄마는 시내에 나가서 하얗고 작은 비녀 하나를 사오셨고 잃어버린 비녀는 그렇게 잊혀져 갔습니다.
그런데 며칠전에 잃어버렸던 할머니 비녀가 엄마손에 돌아오게 된 건..
병원에 다니다가 우연히 타게 된 택시에 할머니 비녀가 떨어졌고 우연히도 언니 초등학교 동창인 택시기사님이 그걸 주워서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번쯤 저희가 사는 동네에 오거나. 아님 길거리에서 만나면 준다고....
그렇게 우연히 오빠를 만나서 전해지게 된..할머니..비녀...
무겁고 크게만 보였던 비녀는. 제 손안에 담아도 될 만큼 작고 가벼워져 있었습니다.
연락처라도 알면 고맙다고 전화라도 하고 싶은데.. ..아무런 연락처가 없어서
이렇게 방송으로 고맙다고 전하려 합니다.
오빠..그렇게 오랫동안 간직해줘서 고맙고 감사해요...
전북 익산시 현영동 205-5번지 박미영(011-9649-6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