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주에 사는 선민이 아빠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했던가요?
바로 우리 가정을 두고 한 말인 것 같아요.
5월5일이 우리부부 결혼 2주년이 되는 날이고,
5월18일은 우리 첫째 선민이가 태어난 지 1년, '돌'이랍니다.
올해 5월5일은 다른날(일요일)과 겹치지 않아 아내와 아이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군요.
먼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군요.
아내는 전직 간호사로서 6년간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저번달 말로 퇴직하였읍니다.
결혼전 혼수 준비하면서 장모님에게 서운한게 있어 신혼초의 생활은 순탄치 않았읍니다. 처가와 관련된 일이면 관심도 갖지 않았읍니다. 멀리 떨어져 생활하고 싶었읍니다. 둘이는 잘 지내다가도 장모님 생신, 명절, 처남에 관련된 일이라면,,다투고,,이러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만 있지, 제 말과 행동은 이미 거절, 무관심으로 표현되고 있었읍니다. 아내 역시 이로인해 속상하고, 미워하고 ,,,그런 생활이 지속되었읍니다.
결혼전 간호사 생활에 전혀 무지했던 저. 좋은 일을 하는구나! 이런 생각만 했지, 실생활은 몰랐었읍니다. 막상 결혼해 보니 3교대 근무가 저에게 다가왔읍니다. 누구나 그렇듯 신혼초기에는 같이 있고 싶어하고,, 그런 것 아니겠읍니까? 휴일도 같이 있지 못할 때가 다반사였고, 새벽 6시에 근무 들어가고, 오후 3시에 들어가고, 밤 10시에 들어가고,
1주일 오전, 1주일 오후, 1주일 저녁..이런 순서도 아닌 혼합된 근무.
그래서 많이 싸우고, 아내의 마음을 상하게도 했지요.
아내는 근무가 끝나면 몸과 마음이 피곤해 쉬려고 하지만, 저는 다른 주간 근무만 하는 맞벌이처럼 취미, 여가생활도 즐기려고,,,기대해 보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더군요... 아내는 "다른 간호사 남편들은 알아서 자기들이 아내 힘들지 않게 하려고, 집안일도 하고 다 하는데,,왜 당신은 못하느냐고?" 저는 이말을 들을 때마다 이해해주지 못하고 괜한 말로 밀어부치고,,,말았읍니다.
"그 사람들하고 나하고는 달라, 왜 간호사 남편에게만 비교하니? 그럼 왜 나하고 결혼했니? 이럴려고 했니?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다. 간호사라는 직업이 이런건지 정말 몰랐어....."
그러던 중 아내는 임신을 했고, 아내의 몸과 마음은 더 힘들어졌답니다. 저로서는 한다고는 했는데 아쉬움과 더 잘해 주지 못한 것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임신중에는 싸움도 덜 하고, 태교에만 전념했읍니다.
임신으로인해 신혼초의 싸움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게 되었읍니다. 태어날 아이가 더 중요하니까요...
아내는 출산후로 산후병으로 인해 한동안 고생했읍니다.
태어난지 2개월만에 아이는 뇌수막염, 장염에 걸려 여름 한철을 병원에 입원해야 했지요..심줄에 주사를 꽃을 데가 없어 이마에 난 머리카락을 밀고 그 위에다 주사를 꽃고, 척추에서 물을 뺄 때는 정말이지 내가 대신했으면 하는 맘과 아내와 아이에게 내가 너무 무관심했구나,,,죄책감이 밀려와 견딜 수가 없었읍니다.
그와중에 장모님은 자궁암이 걸려 수술을 했지요, 아내는 병원근무하면서 엄마와 딸을 간호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지요..그래서 한 병실에서 할머니와 손녀딸이 같이 입원해 같이 병간호를 하게 되었답니다. 저도 물론 병원으로 출,퇴근했지요...
출산휴가가 끝나고, 아내는 육아휴직에 들어갔읍니다. 제 바램은 장기간 휴직을 원했지만, 아내는 "병원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나 혼자 편할 수는 없다고," 아내는 정말이지 사명감있는 간호사입니다. 가정, 내 일 보다 병원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완쾌되지않은 몸으로 올 해 1월부터 근무에 들어갔읍니다. 아이는 인근 놀이방으로 가게 되었지요. 아빠, 엄마, 아이가 각기 다른 삶의 터전에서 생활하게 되었지요.. 아내는 아침과 밤 근무만 하게 되었읍니다. 저는 아침, 저녁 출, 퇴근 하면서 놀이방에 아이를 맡기고, 찾아오고,,,,처음에는 정말이지 어린 아이를 놀이방에 맡긴다는게 넘 서글퍼지더라구요...그러나 어쩌겠읍니까? 현실이 이런데요...세 식구가 같이 있는 시간은 저녁시간..제가 쉬는 토요일, 일요일이면 제가 아이를 보게 되었지요..그러다보니 아이는 엄마보다는 아빠를 더 잘 따르더라구요. 제가 엄마가 된 것이지요, 이제는 아이의 울음소리, 눈만 보면, 아이가 뭘 원하는지 알 수 있답니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면 엄마와 같이있던 아이는 소리를 지르면서 아빠한테 기어 달려오지요..
봄이 왔읍니다. 올 봄은 전세 2년 만기라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합니다.
집보러 알아보던 때에 아내 친구 결혼식이 있어서 예식장에 갔읍니다. 차를 주차하고 나오면서 아내와 싸웠읍니다. 원인은 처가와 관련된 일이지요..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읍니다. 지금까지 제가 너무 옹졸했읍니다. 내가 먼저 손 내밀지 못했고, 이해하지 못했읍니다. 그런게 지금까지 왔읍니다. 참으로 한심합니다. 이제는 종결을 봐야 할 것 같았읍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말했읍니다. " 이제부터 내가 잘 할께, 장모님에게도 지금까지 감정 다 버리고 잘 할께. 내가 먼저 잘하면 되는 것 아냐? 당신도 날 믿고 따라줘." 아내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읍니다. 장모님과 사위의 관계를 옆에서 지켜봤던 사람이라,,,,그동안 맺혔던게 많았나 봅니다. 지금까지 계속 노력하고 있읍니다. 이젠 변화해야 되겠읍니다. 사람을 미워하면 산다는게 너무도 힘이 듭니다. 사람과 사람사이가 막힌게 있으면 너무도 부자연스럽습니다. 이젠 마음이 편합니다. 뭔가 잘 돼가고 있나 봅니다.
우리 부부는 고심했읍니다. 좀처럼 가격대에 맞는 집이 없었읍니다. 아파트로 가면 경제적 부담은 되지만, 생활이 편하고, 주택으로 가면 부담은 없지만 생활이 불편할 것 같고,,,그래서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었읍니다. 결론은 주택으로 가면서, 남는 전세금으로 빚을 갚고, 선민이가 유치원 갈 때쯤이면 새 아파트로 가자고,,소박한 꿈이었읍니다. 그래서 우린 빚을 청산하고 홀가분하게 작은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읍니다. 지나가는 차량 소리와 사람소리가 물씬 풍기는 도로가 상가건물 2층에 살고 있읍니다. 외부환경은 그리 좋지는 않지만, 마음만은 편합니다. 올해는 뭔가 좋은 일들이 펼쳐질 것만 같읍니다.
봄이 오면서 아내는 생각이 바뀌었읍니다. 겨울내내 아내는 힘들어도 병원에 계속 다니겠다고 그러더니, 이젠 몸도 마음도 힘든 가 봅니다. 산후병을 앓았던 부분이 계속 아프고,,,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니 이젠 결정할 때가 되었나 싶었나, 4월말까지 근무하고 퇴직하겠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내가 그동안 바랬던 바야,,또 한편으로는 지금은 아닌데, 당장 그만두면 경제적인 면도 걱정이 되고,, 무작정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것이고,
그러나 저의 결정은? ,,,아내의 결정과 같았읍니다.
아내는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도 쉬지 않고 바로 병원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일해 왔읍니다. 이젠 잠시라도 쉬게 하고 쉽읍니다. 쉬면서 그동안 못 다 했던 일들을 하기 원합니다. 재충전하면서 보다 성장하는 아내가 되었으면 합니다. '열힘히 일한 자 떠나라' 그렇읍니다. 아내는 열심히 일했읍니다. 자기 직장을 천직으로 알고 환자를 위해 봉사, 헌신하였읍니다. 그런 아내를 이해해주지 못하고, 힘들게 했읍니다. 이제야 알 것 같읍니다. 아내의 마음을,, 올해 결혼 2주년은 아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읍니다. 그리고 계속 쭉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내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싶읍니다. 그리고 우리 예쁜 딸 축복의 열매 선민이에게도 더 많은 사랑으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5월의 문턱에서..//
5월5일 아침에 결혼2주년, 축하방송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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